‘제2의 이종범’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홈런을 치고도 본헤드 플레이 탓에 교체 아웃됐다.
김도영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추격의 신호탄이 된 솔로 홈런 포함 멀티히트와 도루를 기록했다. 팀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9-5 승.
삼성 선발 코너에 눌려 0-4 끌려가던 4회초.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뽑은 김도영은 코너의 슬라이더를 때려 좌측 펜스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2호 홈런으로 선두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25개)을 3개 차로 추격했다.
OPS는 1.027로 KBO리그 전체 1위. KBO리그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김도영은 전반기 종료를 눈앞에 둔 시점에도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2022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 프로 3년차를 맞이한 김도영은 가히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두 타석만 소화하고 4회말 교체 아웃됐다.
이날의 교체 이유는 수비에서의 본헤드 플레이 때문이다. 0-3 뒤진 3회말, 삼성은 1사 1·2루에서 맥키넌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때 1,2루 주자가 각각 2,3루를 향해 뛰었다. KIA 포수 김태군의 송구가 빠르게 3루에 도착했다. 2루 주자 구자욱이 런다운으로 아웃될 상황. 그런데 김도영은 눈앞에 있는 주자가 아닌 1루를 향해 송구했다.
당황한 1루수 서건창도 포구 실수를 저질렀다. 김도영이 잡지 못한 2루 주자 구자욱이 홈 쇄도를 시도하다 다시 홈과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선발 투수 네일이 구자욱과 충돌, 주루 방해 판정을 받아 실점했다. 공식 기록으로 네일의 실책이 됐지만, 김도영의 판단 미스가 도화선이 된 어이없는 실점이다. 지켜보던 이범호 감독도 박기남 수비코치 앞에서 폭발했다.
수비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유격수 출신인 김도영은 3루수로 나서며 강습 타구 수비에 애를 먹고 있다. 올 시즌에는 전반기 종료 전 19개의 실책을 범하며 불명예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교체의 이유가 기록으로 남는 실책 때문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수비 불안은 김도영이나 KIA에나 분명 고민거리다.
안타깝지만 성장통이다. 수비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자신감이 붙어야 한다. 당장은 아프지만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겪어야 할 과정이다. 또 어떤 선수라도 집중력을 잃거나 어이없는 플레이를 했을 때는 과감하게 교체할 수 있다는 이범호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교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