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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 승리해야"…이재명, '대권 도전' 방불케한 연임 선언


입력 2024.07.10 15:02 수정 2024.07.10 15:07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민주당 8·18 전당대회 대표 연임 도전

"정권교체 넘어 정치교체 선도하겠다"

'기본사회' 17회 언급하며 정체성 부각

탄핵 발의 반발 檢 향해 "내란시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기 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당대표직 연임이 기정사실화된 이재명 전 대표가 "경제를 살려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더 유능한 민주당', 사회를 바꾸고 미래를 주도하는 '더 혁신하는 민주당',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선도하는 '더 준비된 민주당'이 되겠다"며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1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 회견에서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질 수 있다. 나 이재명이 다시 이 자리에 선 이유"라며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반드시 다음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이 전 대표는 "단언컨대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건 없다"며 "그게 바로 국가의 역할이고 정치의 책임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바로 '먹사니즘'이 우리의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사회'를 17차례 언급하며 국가경제에 대한 미래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돼야 공동체가 유지·존속될 수 있다"며 "결국 소득·주거·교육·금융·에너지·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져주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주장했다.


저출생, 일자리 감소, 근로시간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출생아를 부모의 자녀가 아닌 모두의 독립된 국민으로 인정하고 출생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기본의료·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신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먼저 '주4.5일제'를 자리잡게 하고 2035년까지는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갈등이 고조되는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난데없이 하늘에서 오물 풍선이 떨어지고, 남북이 일촉즉발의 군사충돌 위험에 놓이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킨다"며 "싸워서 승리하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최상의 안보이자 경제정책"이라고 역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 네 번째)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후보들과 함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강선우·김민석 최고위원 후보, 이 전 대표, 전현희·김지호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그는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의 변화 구상안에 대해선 "당의 힘은 당원의 힘에서 나온다. 지금 민주당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원의 주권의지가 제대로 발휘되고 실현되도록 더 유능하고, 더 혁신하고, 더 준비된 정당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신성장과 기본사회라는 새로운 국가비전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 더 큰 변화와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당(지구당) 합법화 및 후원제도를 도입하고 개방된 온라인 플랫폼을 갖춘 '오픈소스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지난 1월 부산 가덕도 흉기피습 상황을 되새기며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으로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나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을 것이다. 청계광장에서 위대한 촛불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국민 여러분 옆에 서있던 나 이재명, 이제 새로운 길 위에서도 항상 여러분 곁에 있겠다"고 다짐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방불케한 이번 전당대회 출마 회견엔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언급된 '또 다른 칼날'이 수사와 재판 중인 자신의 처지와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출마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임 도전 계기'를 묻자 "개인의 정치 인생이나 개인적인 삶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당대표를 다시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도 "물건을 팔 때도 가장 비쌀 때 팔아야 하는 것처럼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없는 큰 승리를 이뤄냈기 때문에 지금 개인적·정치적 평가를 받는다면 가장 가격이 높은 '상종가'일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친명(친이재명) 일색'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특정 후보가 지지율이 높은 게 잘못은 아니다"라며 "어떤 사람이 선출됐다는 건 국민과 당원의 뜻이고, 민주주의 체제에서 대중이 선택한 것인데 선택 결과를 존중해야지 그걸 문제삼으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검사 4명 탄핵 당론 채택'에 대해선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최후의 권력이라고 할 검찰이 근본질서를 파괴하는 세력이 되고 말았다"며 "자신의 부정·불법 행위를 스스로 밝혀 책임지기는커녕 책임을 묻겠다고 국회를 겁박하는 건 내란시도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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