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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노조 '꼴페미' 여성비하 논란에 금속노조도 사과문


입력 2024.07.12 17:08 수정 2024.07.12 18:1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금속노조 여성위원회가 현대중공업지부의 여성비하 표현에 대해 올린 사과문.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가 12일 자체 소식지를 통해 ‘꼴페미’ 등 여성비하 표현을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HD현대중공업 노조에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릴 것을 요구하는 한편, 금속노조 자체적으로도 여성위원회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금속노조 강령에 따르면 ‘우리는 운동과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각종 성차별 제도의 철폐, 여성노동자의 조직화와 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다’고 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중공업지부에서 발행한 ‘민주항해-3201호’에 따르면, 여성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집단이 수단으로 삼고 있는 ‘집게손가락’ 논란에 동조하는 것도 모자라, ‘수구 꼴페미’, ‘정신적 문둥병에 오염된 OOO들’, ‘페미들은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받고 약물 처방으로 격리’라는 문구를 게재했다”고 언급했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문제의 소식지에 여성, 장애인, 정신질환자, 한센병 환자 등을 혐오하는 말들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노조에서 사측을 규탄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벼운 ‘해프닝’으로 취급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당 선전물 발행의 책임자인 지부 선전편집실과 현대중공업지부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혐오하는 표현을 사용함으로, 여성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와 연대하고 모든 인간의 평등과 존엄을 위해 투쟁해온 민주노조의 역사와 정신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 다양한 행사와 교육을 진행해 왔으나, 현대중공업지부에서 발행한 소식으로 인해 여성위원회 차원의 노력과 분투만으로는 현장과 호흡하는 데 한계가 따름을 확인했다”면서 “단위 사업장 간부, 조합원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아직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속노조 내부의 한계를 딛고 조합원들이 여성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고 함께 연대할 수 있도록 보다 현장에 밀착하여 성인지 교육, 인권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현대중공업지부에서 발행한 ‘민주항해-3201호’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노동자, 민중, 연대단위 동지들께 사과드린다”면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민주항해 소식지에 사측의 안전캠페인 광고에 ‘집게손’ 모양이 있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정신적 문둥병에 오염된 OOO들이 한국 남성들을 혐오하기 위해 만들어진 손가락 기호 모양이 아무런 여과 없이 사내 옥외 광고판에 등장했다”고 비난했다.


노조가 문제 삼은 광고는 HD현대 울산조선소 서부문에서 정문으로 가는 길에 붙은 안전 캠페인 광고다. ‘내일은 더 안전한 하루! 현대중공업 여러분 365일 안전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TOMORROW(내일) 라고 적힌 표식을 엄지와 검지로 가리키고 있다.


이를 두고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안전을 강조하기 위한 광고를 내보내면서 한국사회에서 끊임 없이 논란을 일으키며 소동을 부리는 수구 꼴페미들의 손가락 광고는 남성비하 광고”라며 “노리고 있었건 무지였건 혐오를 상징하고 그렇게 보이는 광고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며 여성단체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금속노조의 요구에 따라 홈페이지에 올린 소식지에서 문제의 글을 삭제하는 한편, 백호선 지부장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백 지부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12일자 현중지부 민주항해 3201호 소식지에 페미니즘 관련 기사에서 현대중공업의 옥외 광고판 비판 기사 속에 다소 과격하고 지나친 표현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를 접하고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 여성과 여성운동에 대해 조금의 비하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분단사회 70여 년, 재벌독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이 만큼의 민주화 된 기저에는 여성운동의 역할의 지대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충분히 존중 받아야 되고 털 끝 만큼도 그 위상에 흠집이 생겨서도 안 될 부분”이라고 했다.


백 지부장은 “다시 한 번 오늘 소식지로 상처받고 힘들어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그리고 윤석열 정권에서 맞서 처절하게 투쟁하며 노동계급의 단결로 한국사회 변혁을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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