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연설회 '지지자 폭력 사태' 두고도 설왕설래
박정훈 '이철규 원내대표 불출마' 재평가받기도
"집필진 확신 있으면 백서 숨길 이유 없다" 주장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채상병 특검법과 총선백서 등 최근 전당대회를 흔들고 있는 이슈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친한(친한동훈)계 후보들은 한동훈 당대표 후보 책임론을 담은 총선백서의 정치적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주장으로 친윤(친윤석열)계를 압박했다. 친윤계의 지원을 받는 친원(친원희룡)계 후보들은 한 후보가 내놓은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의 목적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총질"이라고 표현하면서 갈등을 표출했다.
김민전·김재원·김형대·박용찬·박정훈·이상규·인요한·장동혁·함운경(가나다순) 등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9인은 16일 오후 국민의힘TV에서 실시한 '최고위원 방송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 제3자 채상병 특검법, 총선백서, 충청 합동연설회의 지지자 폭력 사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친원계인 인요한 후보가 열었다. 주도권 토론 첫 순서로 지목된 인 후보는 전날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생각이 달라도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힘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어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유감을 표현하고 공동 책임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김재원 후보도 전날 합동연설회 폭력 사태에 대해 "우리 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한지 20년이 넘었고 수많은 전당대회와 대선후보 경선을 봐왔는데도 이처럼 황당한 꼴은 처음 본다"며 "이 지경이 된 건 전당대회 내 패거리 정치 때문이다.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게 아니고, 다들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 후보들은 한 후보가 제시한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맞붙었다. 채상병 특검의 임명권을 대법원장 등 제3자에게 맡겨 공정성을 담보하자는게 골자다.
인 후보는 친한계 장동혁 후보에게 "한 후보가 채상병 특검을 부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말씀했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장 후보께서 특검 수용에 대해서 우리 당에서 수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장 후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후보의 제안이 '특검 수용'이라고 비치는게 안타깝다"며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이 나오면서 오히려 민주당이 가진 문제점이 부각되고 국민을 설득하는 몫은 민주당 몫으로 돌아갔다. 대안을 제시하는게 최선의 공격이자 방어"라고 맞받았다.
아울러 "(제3자 채상병 특검법 수용이) 대통령에 대한 총질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며 "민주당이 주장하고 추진하는 특검법을 막아야 하고 이 정부를 흔드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막는 방법에 대해서 어떤 전략이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을지, 명분없게 만들지에 대해서 생각이 다른 것"이라고 대응했다.
또 최고위원 후보들은 전당대회 이후 공개가 확정된 총선백서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인 후보가 "백서를 (빨리)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석연찮은 얘기가 나온다"고 운을 띄웠다.
김재원 후보도 총선백서와 관련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백서가 공정하게 작성 됐고, 집필진의 확신이 있다면 숨길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백서가 그만큼 자신있게 만들어졌다면 집필자가 공개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박정훈 후보는 '백서의 순수성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후보는 "백서를 통해 잘못을 보는 과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이철규 의원은 총선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이었는데, 이들이 주도하는 총선백서가 한동훈 후보를 노린 것이라면 그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는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불출마를 이끌어낸 것과 관련해 "사무총장을 오랫동안 역임하시면서 총선 판을 짜신 분이다. 대통령과의 수직적인 관계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국민들한테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그분한테는 지금 원내대표를 맡는 게 옳지 않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