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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피의자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 징역 최소 23년" [법조계에 물어보니 466]


입력 2024.08.03 06:06 수정 2024.08.03 06:06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피의자 백모씨, 75cm 일본도 휘둘러 피해자 살해…법원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구속

법조계 "일면식 없는 무방비 피해자에 잔혹 범행…반성 여지도 없어 최대 무기형 나올 수도"

"감경요소인 정신병력 인정될 가능성 배제 못 해…'심신상실' 인정되면 형량 크게 깎일 것"

"허술한 도검 관리체계가 근본 원인…소지 요건 강화하고 총포화약법 개정·입법 정비해야"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전국 도검류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법조계에선 일면식 없는 무방비 피해자를 상대로 계획적 범행을 한 만큼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에 해당, 최소 23년형 또는 무기형이 선고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감경 요소인 정신병력이 인정된다면 일부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특히, 허술한 도검 승인·관리 체계가 사건의 근본적 원인인 만큼 총포화약법을 개정해 도검 소지 허가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전날 살인 혐의를 받는 백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 인멸 우려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백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0분께 은평구 아파트 단지에서 길이 75cm의 일본도를 휘둘러 단지 주민인 남성 A씨(43)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전날 구속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며 "나라를 팔아먹은 김건희와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해서 범행을 했고 이들이 중국과 함께 한반도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백씨의 정신 병력 여부와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며 모발과 소변 등을 검사해 마약 투약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8월 한 달간 소지 허가증이 나간 도검 8만2640정을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경찰은 소지 허가 후 범죄 경력이 발생했는지 등을 검토해 허가의 적정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범죄 경력이 확인되면 총포화약법에 따른 결격 사유로 판단, 도검 소지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조치에 따르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고 보관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범행 정황에 비추어 보면 계획적살인이라는 점, 일면식도 없는 무방비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했다는 점, 반성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최소 23년형 또는 최대 무기형이 선고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면서 "심신미약인지 여부는 정신감정이 필요한것 같고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의도성이나 고의성이 있었느냐에 따라서 처벌 수위가 달라질 것이며 백씨의 태도에 비춰보면 감경요소인 정신병력이 인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심신상실이 인정된다면 처벌 수위가 크게 깎일 수 있지만 심신미약 정도면 최소 징역 15~20년의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이며 지금처럼 반성하는 태도 없이 피해자 측과 합의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징역 20년 이상에서 무기징역까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검류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잠금장치나 위치추적 장치 등을 부착해 본 목적 외에 용도로 사용됐다고 의심되거나 일정 지역을 벗어났다면 즉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운전면허증 하나로 손쉽게 구매가 가능한 단순한 구입 체계도 손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예진 변호사(아리아 법률사무소)는 "통상적으로 이러한 사건의 경우 관할 수사기관에서 대검찰청에 통합심리분석을 의뢰하는데 이 사건도 심리분석을 맡기고 정신과 치료 내역도 살펴볼 것이다"며 "사건을 맡을 변호인은 심신미약 혹은 심신상실을 주장하면서 정신감정을 신청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검찰에서는 웬만하면 심신미약을 인정해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굳이 흉악범에게 감경요소를 넣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술한 도검 관리 체계가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며 "총포나 도검 소지를 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나 승인 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총포화약법을 개정하거나 입법을 재정비해야 한다. 또한 승인 이후에도 실제 사용 목적대로 쓰이고 있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면밀하고 꾸준하게 사후적 감독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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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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