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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더 전대' 통했나…1위 올라선 김민석 '재명이네마을'에 "감사"


입력 2024.08.05 06:00 수정 2024.08.05 06:0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이재명 시대 곧 올 거 같아 가슴 벅차"

'1위' 김민석, 재명이네마을서 화답

정청래 "당원이 주인, 감격스러워"

'오더정치' 발언 이언주는 당선권 外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의중이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경선을 좌지우지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른바 '명픽'으로 불리는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 후보가 권리당원 비중이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민주당의 심장부 '호남'에서 열린 경선을 거치면서 역전극을 썼다.


지역 순회 경선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 후보의 '오더정치'라는 수식어가 등장하는 등 '명심'을 받는 후보들이 약진을 펼쳐왔는데, 이들은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오는 18일 각각 수석최고위원과 당선 안정권에 안착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까지의 최고위원 누적 경선 결과는 김민석(17.58%)·정봉주(15.61%)·한준호(13.81%)·전현희(12.59%)·민형배(12.31%)·김병주(11.82%)·이언주(11.17%)·강선우(5.12%) 후보 순이다. 당대표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당의 중심부 호남에서도 낙승, 누적득표율 86.97%을 기록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민주당은 3일 전북, 4일 광주와 전남에서 합동 연설회를 열고 해당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재명이네마을' 등 친명 성향 커뮤니티는 '호남 대전'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역전극 결과를 두곤 '집단지성'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김민석 후보의 광주 합동연설회 생중계 연설 클립과 함께 '김민석 의원 연설 들으면 이재명 시대가 진짜 곧 올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찬다. 이거 보고 울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한편, '김민석 의원 아직 안정권 아니다. 방심금물' '김민석 수석 만들어야 한다. 김민석 고정'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한준호 후보를 향해선 '한준호 의원의 득표수에 기특하다는 듯 흐뭇하게 아빠미소로 바라보는 이잼(이재명 후보에 대한 애칭) 표정' '김민석, 한준호는 진짜 상승세 탔네. 집단지성 무섭네~' 라는 제목의 글도 게시됐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섰던 지난 20대 대선 기간 이후,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대거 당에 권리당원으로 유입됨과 함께 이른바 '개혁의딸'로 불리며 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강성 친명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명 성향 권리당원들에 대한 '권한 강화' 목소리도 꾸준히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의 당 장악에 이어 8·18 전당대회 표심 역시 이 후보를 향한 '쏠림 현상'을 보임에 따라,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이들의 호응에 화답하는 행보들도 눈에 띄는 양상이다.


김민석 후보도 이날 저녁 '재명이네마을'에 감사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지역구인 수도권에 가서 영호남과 충청 그리고 인천·제주·강원 당원께서 주신 지지와 성원을 증표로 수석최고위원으로 임명받겠다"고 적었다. 김 후보의 글에는 '이 기세로 끝까지 가서 수석최고위원이 되라'라는 응원 메시지 등이 이어졌다.


전당대회 초반 권리당원들 사이에선 '이재명 후보의 시그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여론과 함께 누가 이 후보의 러닝메이트인지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던 기류가 있었다. 이에 따라 김민석 후보는 초반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의 원외 돌풍을 쉽게 저지하지 못했고, 한준호 후보도 지난주까지는 '당선권 밖' 순위에 머물렀다. 이 후보는 직접적인 발언이나 '사진 정치'를 통해 자신의 의중을 전달하는 행보를 지속했다.


주말 진행된 '민주당의 심장' 호남 지역(전북·광주·전남) 순회 경선과 관련해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가 4일 오후 재명이네마을에 감사 인사를 게시했다. ⓒ네이버 카페

전당대회 일정이 후반부를 향할수록 당 내부 곳곳에서는 '당원'과 '이재명 후보'를 치켜세우는 움직임도 계속해 포착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8·18 전당대회 팝업스토어 공식 홍보영상에서도 최고위원 후보들이 출연해 '당원들을 위한 팝업스토어' 등 '당원'이란 키워드를 대거 사용했다. 특히 전현희 후보는 "우리 다같이 새로 뽑힐 당대표한테 편지도 쓰자"라며 이 후보에게 편지를 보낼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한 현 지도부의 수석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은 연신 "당원이 주인이 되는 대중정당이 되면 고질적 계파가 해체된다"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역으로 이재명 전 대표의 일극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끊임없이 이재명 당대표를 흔들고 급기야 이재명 당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잠시 당이 큰 어려움과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 모든 내우외환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당원과 지지자, 국민들의 지지 덕분이었다"는 감사를 표하며 '계파 해체설'을 주장했다.


지난달 29일에도 "지금은 메시아·영웅·지도자가 국민과 당원을 지도하고 이끌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 국회의원 끼리끼리 계파를 만들고 공천권을 나눠먹고 당 지도체제를 주무르던 시대와 결별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정 최고위원은 "나 정청래는 지난 2년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수십 년간 꿈꾸고 주장했던 당원이 주인 되는 당의 모습을 요즘 전당대회 현장에서 뜨겁게, 감격스럽게 맞이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열혈 지지층은 '오더정치'란 용어엔 극렬 반발하는 모습이다.


앞서 "누군가의 오더로 조직표가 움직인 것 같다"는 발언을 했던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을 산 끝에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언주 후보의 사과는 자신을 지지했던 당원들 사이에서 지지 철회 움직임이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후보는 지난달 30일 '이언주의 진심을 전합니다'란 제목의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당에 다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당을 잘 모르면서 경솔한 말씀을 드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실망시켜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텐데 정말 죄송하다"라고 당원들에게 사과했다.


이언주 후보는 지난주까지 최고위원 마지막 당선권인 5위를 기록하면서, 6위 한준호 후보에게 맹추격을 받던 상태다. 호남 순회 경선 전까지 두 후보 간 격차는 0.09%p에 불과했었으나 이번에 이 후보가 당선권 밖으로 내려왔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의 경우 "일부 강성 개딸들에게 민주당이 점령당했다"라는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김 후보가 계속해 군불을 때고 있는 '개딸 공방'과 관련해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들은 "분열적 발언" "적이 쓰는 단어"로 규정하며 맹폭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와 관련해선 이날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서도 "(당원 중심 정당이란 이름 아래) 정당 활동 경험이 적은 팬덤을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의사 결정에 동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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