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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빅컷' 가시화…원·달러 환율 1300원 붕괴 '촉각'


입력 2024.08.29 15:38 수정 2024.08.29 16:09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약달러 지속…한 달새 4% 떨어져

9월 美 고용지표 이러 FOMC 주목

이창용 "집값·가계부채 해결돼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워싱턴·AP=연합뉴스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락하며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달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p) 인하)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내달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 이후 연말까지 환율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선 연말쯤 12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0원 하락한 1338.0원에 개장한 후 1330원대 초반에서 등락했다.


지난달 29일 환율이 1385.5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4% 넘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초 1300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지난 4월 1390원대를 넘나들었고, 이후 1380~1390원대를 등락하다 이달 들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 배경에는 내달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데 따른 것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통화 정책 조정의 시기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시장에선 적어도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파월 의장이 빅컷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연준 인사들이 0.25%p 금리 인하를 예상할때 사용하던 ‘점진적’, ‘체계적’과 같은 용어를 파월 의장이 사용하지 않다는 점에서 빅컷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연준의 통화정책 우선 순위가 물가안정에서 고용으로 전환됐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향해 순항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더 이상 과열 상태가 아니다”라며 “노동시장 악화를 막기 위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발언이 이를 뒷받침 한다.


이에 따라 내달 6일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미국 실업률이 ▲5월 4.0% ▲6월 4.1% ▲7월 4.3%로 증가하는 추세로, 8월에도 지표가 악화된다면 빅컷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에 고용지표도 안정되고 빅컷 기대감도 커진다면 연내 환율은 12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년 간 지속된 달러 강세는 큰 그림에서 종료되고 의미 있는 변곡점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달러 약세 방향성은 확실하지만 약세속도는 다소 더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원·달러 환율의 상하단을 1305~1315원, 4분기 1290~1310원으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남은 FOMC 중 한 번은 0.5%p의 금리 인하인 빅컷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며 연간 총 금리 인하폭은 1.0%p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시간 28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메모를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으로 연준이 노동시장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연준은 흔들리고 있고 올해 말까지 약 1.0%p의 금리인하 단행을 확인시켜줬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국내 기준금리는 집값 상승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오는 10월에도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다소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많은 분들이 의견을 제시해 줬다”며 “안타까운 것은 이 논쟁이 현 상황에서 최적의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왜 우리가 지금 금리 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 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22일 올해 들어 여섯 번째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부터 13차례 연속으로 한은 설립 이레 가장 긴 동결이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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