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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호원! 한국 보치아, 패럴림픽 10연패 달성 “후련하다”


입력 2024.09.03 08:34 수정 2024.09.03 08:3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보치아 정호원. ⓒ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보치아의 자랑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개인 통산 네 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펼쳐진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 등급 BC3) 결승에서 대니얼 미셸(호주)을 4엔드 합산 점수 5-2(3-0, 1-0, 0-2, 1-0)로 꺾고 정상에 등극했다.


1엔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신기에 가까운 정호원의 투구 기술에 관중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2엔드에서도 1점을 더해 4-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3엔드 1~2구 모두 밖으로 벗어나 대량 실점 위기에 놓였다. 나머지 4개의 공으로 표적구 앞에 벽을 세우는 전략으로 2점만 허용했다.


마지막 4엔드에서도 1점을 올린 정호원은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경기용 안대를 벗어 던지고 포효했다.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감독과 코치는 우승이 확정되자 손가락 10개를 펼치며 기쁨을 함께 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보치아의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 쾌거다. 지난달 파리에서 여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대표팀이 이룬 ‘올림픽 10연패’를 떠올리게 하는 위업이다.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1984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 한국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는 기념비적 위업을 달성했다.


정호원은 "(10연패에 대한)매우 큰 부담감에 시달렸다. 정말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어 후련하다"는 소감을 전하고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 같다”며 웃었다.


패럴림픽에서 4번째 금메달이자 7번째 메달(금 4개, 은 2개, 동 1개)을 목에 건 정호원은 어린 시절 낙상 사고로 뇌병변 장애를 입었다.


주저앉지 않은 정호원은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금메달(페어)과 동메달(개인전)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은메달(개인전), 2016 리우 대회에서는 금메달(개인전)과 은메달(페어),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페어)을 따내며 한국 보치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8연패에 도전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가 대표적이다. 세계랭킹 2위 김한수와 직전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최혜진이 각각 남녀 개인전 결승 진출에 실패, 정호원 홀로 금메달 도전에 나서야 했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병까지 앓았다. 결국 해열제를 맞고 결승전에 나선 정호원은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쏟았다. 이번에는 한국 보치아의 10회 연속 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중압감 속에도 기어코 해냈다.


정호원의 금메달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정호원은 페어 종목에서 강선희(47·한전KPS)와 2관왕에 도전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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