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빌드업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수비 불안까지
공격수 개인기에 의존한 득점, 대대적인 전술 수정 요구
홍명보호 2기가 출범 후 첫 승을 따냈으나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을 3-1로 꺾었다.
경기 전부터 많은 우려를 낳았던 대표팀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홍명보호는 지난주 안방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전에서 졸전 끝에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
많은 부담을 안고 나선 이번 오만전에서 대표팀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막판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수 정승현의 머리에 맞고 굴절돼 동점을 허용한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다시 심기일전한 대표팀은 후반 들어 상대 공세에 밀려 잠시 당황했으나 후반 37분 손흥민이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는 추가 시간이 13분이나 주어졌고 이를 활용한 대표팀은 종료 직전 주민규가 1골을 더 추가하며 3-1 승리를 완성했다.
문제는 역시나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이다.
앞서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며 '라볼피아나' 전술을 극찬한 바 있다. 라볼피아나란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빌드업 전술로 쓰리백으로 전환한 뒤 양쪽 풀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변형 쓰리백’ 전술을 일컫는다.
그러나 ‘홍명보식 라볼피아나’는 몇 수 아래인 팔레스타인, 오만을 상대로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용우는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주지 못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중앙 수비수 정승현 또한 발밑이 부드럽지 못해 라볼피아나와는 맞지 않았다. 더군다나 두 선수 모두 울산HD 시절 홍명보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사이임을 감안하면 라볼피아나 전술의 실체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방 빌드업은커녕 후반 초반 상대의 거센 압박에 수비마저 불안했던 대표팀이다. 게다가 대표팀의 득점 장면은 빌드업을 통한 공격 작업이 아닌 전적으로 선수 개인기에 의존한 장면들이었기에 많은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홍명보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