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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올리겠단 '추석밥상' 엎어지자 민주당 '자중지란' 또 되풀이


입력 2024.09.13 00:00 수정 2024.09.13 06:44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12일 본회의 무산에 내부 여진 계속

의총에서도 일부 '항의하자' 의견 나와

앞서 최고위원 후보 선명성 경쟁 때도

禹 향한 공개성토에 추미애 소환 전력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 지원법 등 3개 쟁점법안 처리를 오는 19일로 미루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입법부 수장인 우 의장의 제안에 대한 '통 큰 수용'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친정 출신인 우 의장에 대한 존중을 하지 않는 태도다.


이미 당 외곽에선 강성 지지층들이 '수박' '김건희 경호의장' 등의 멸칭으로 우 의장의 '숨고르기' 행보에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내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날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우 의장의 제안대로 3개 쟁점 법안 처리 시점을 일주일 미뤄 처리를 하기로 한 것과 별개로, '의장에게 항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12일 오후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19일로 본회의를 미루자는 우원식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우 의장이 야권의 요구와 다르게 '세 건의 법안을 상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민주당이 기존의 주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우 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안 등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은 연휴 이후인 오는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의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의 가장 큰 책무는 한시라도 빨리 의정갈등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즉각 우 의장에 대한 성토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서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라고 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이날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의총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나 "추석을 앞두고 의료대란 해결을 바라는 의장의 결단을 통 크게 받아들인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였다"며 "오늘(12일) 무리하게 표결을 요구하기보단 19일로 미뤄 한꺼번에 3개 법안을 처리하는 게 맞다고 의견이 모였다"고 했다. 이어 "일주일 동안 정부·여당은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의료계 참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는 정도가 오늘 의총 입장"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전날 법사위원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했던 것에 대해선 "의장에게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의장이 일방적으로 결단했다기보다 원내지도부와 의견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이 하나된 모습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정리)됐다"라고 했다. 19일 본회의 개최와 쟁점 법안 상정을 놓고는 큰 이견은 없었으나,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자는 의견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자중지란(自中之亂) 사례는 앞서 '방송4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격화하던 상황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틈만 나면 우원식 의장을 겨냥하는 풍토가 22대 국회 들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17일 우 의장은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협의를 위한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해 합의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하는 등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 "방송 4법 입법 강행을 중단해달라"라는 내용의 현안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명성'을 내세우던 최고위원 후보들은 '당심'에 소구하기 위한 차원에서 우 의장을 향한 불만을 앞다퉈 드러냈다. 우 의장과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추미애 의원의 이름이 다시 소환되는 광경도 펼쳐졌다.


우 의장의 기자회견 이튿날인 7월 18일, 당시 최고위원 후보였던 이언주 의원은 유튜버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에 출연해 여당과 대화를 언급한 우 의장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언주 의원은 "여당하고 야당을 같은 동일선상에 놓고 합의해라, 이건 지금 좀 잘못된 생각"이라고 우 의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같은 날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 강선우 의원도 김 씨 유튜브에서 "국회의장이 가지고 있는 힘, 그러니까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도 되는 힘과 그리고 본회의를 열지 않아도 되는 힘, (그런 것들에) 얼마나 많이 당했느냐"라고 말하며 우 의장을 맹폭했다.


강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에도 "추미애, 아쉽다"란 내용의 글을 적는 등 우 의장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해당 내용이 기재된 게시물은 현재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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