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용산 인적쇄신 촉구' 한동훈 연일 강경 발언에 "침착함 유지 중"

韓, 김건희 여사 겨냥 연일 압박성 발언

대통령실, 공식적인 맞대응 자제하며

"감정적 대응해봤자, 민주당한테만 좋아"

독대 방침은 그대로…구체적 시기는 미정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김건희 여사 문제를 겨냥해 발언 수위를 나날이 높이고 있지만 일단 공식적인 맞대응을 자제하며 차분히 관망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10·16 재·보궐선거 이후 독대하기로 한 만큼, 감정적 대응은 어렵게 조성된 '독대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김대남 논란'으로 여권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당정 갈등을 또다시 부각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한 대표의 잇따른 강경 발언에 대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일문일답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 감정적으로 대응해봤자, 더불어민주당한테만 좋은 일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김 여사에게 비선이 있다는 의혹이 있는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특정 인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김 여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실 내 '여사 라인'의 경질을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관한 검찰의 기소 여부 판단에 대해선 "법과 원칙·상식에 맞는 결과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도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엔 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한(친한동훈)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에 "나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의 김 여사 문제 관련 잇따른 강경 발언으로 '윤 대통령·한 대표 독대'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존재하지만, 대통령실은 독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날까지 독대 일정과 대략적인 의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 일정과 의제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독대 성사와 관련해 중요도를 비율로 따지면, 시기가 40%, 의제 등 내용이 60%"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