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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임기반환점 ⑤] 호남 민심은…"더 어떠한 기대도 할 수가 없다"


입력 2024.11.10 07:00 수정 2024.11.10 09:00        데일리안 광주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대선 당선 당시 광주 12.7%·전남 11.4%

이준석과 함께 '호남 표심' 끌어모았는데

주민들, 가장 큰 리스크는 '김건희' 한목소리

'이재명'이 최선은 아니지만 尹은 더욱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시 전남 목포 호남동 목포역 광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전두환 발언은 크게 실수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진정성이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광주시민의 평가였다. "더 어떠한 기대도 할 수가 없다." 임기반환점을 맞은 지금 또다른 시민의 말이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취임식을 한 윤석열 대통령. 대선 득표율은 48.56%다. 임기반환점을 맞은 현재, 지지율은 17%다. 반쯤 지나왔는데 지지율은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가 뭘까. 임기반환점, 진보 진영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광주·전남의 민심을 들여다봤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왜곡 사과...적극적 구애 나서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 진영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광주·전남에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윤 대통령의 광주·전남 득표율은 각각 광주 12.72%, 전남 11.44%로, 역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주 7.76%, 전남 10%의 득표율,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주 8.59%, 전남 9.22%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기록적인 성과를 보였다.


윤 대통령의 장점은 '꾸준한 진정성'으로 여겨졌다. 대권 도전 선언 이후 곧바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피로 지켜낸 헌법 수호 항거"라고 언급하는 등 지역 표심의 핵심을 파악했다. 기존 보수 진영에 뿌리내렸었던 폄훼·왜곡 논란을 돌파하는 정면 승부도 택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 경선 과정에서의 '전두환 옹호 발언'은 큰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을 찾아 호남 인사를 영입하고 지역 현안 쟁점화 등 지지 세력을 늘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그 일환이 박주선·김동철·김경진·송기석 전 의원 등 호남 인사 영입이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230만 호남 가구에 손편지를 발송하는 등 민심 회복을 위한 구애도 이어갔다. 호남의 정신적 지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치켜세웠다. 보수 진영 후보로는 처음으로 신안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기도 했다. 여기에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 지역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한 공로도 한몫했다.


호남 바닥 민심은 이미 '탄핵'…"집안 단속부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44주기를 앞둔 지난 5월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이주영·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 열사 묘역을 일일이 돌며 헌화하고 묘비를 닦고 있다. 이 대표 일행은 이날 새벽 경남 김해에서 가져온 국화를 5·18 민주묘지 내 모든 안장 묘 986기에 헌화했다. ⓒ뉴시스

광주·전남 민심은 대부분 '조용한 활동'을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의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전남대학교 교수 107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국정 파탄 책임자'로 규정하며 특검 시행과 함께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시민사회도 동참하는 등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와 바닥 민심을 가리지 않고 이미 탄핵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도 관측됐다.


익명를 요구한 광주·전남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리가 기본적으로는 정치를 해야 하는 자리 아니냐. 정치의 목적은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하거나 국민을 편하게 하는 목적으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정치는 어디 가버리고 아내(김건희 여사)를 향한 사랑밖에 없는 것 같다"며 "아내 사랑하는 것 좋다. 그런데 아내만 사랑할 것 같으면 정치를 하지 말고, 그냥 민간에서 재밌게 사셨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장흥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남성은 "더는 어떤 기대도 할 수 없고 우리 청년들을 전쟁 도가니로 나가게 할 수도 없다"며 "왜 우크라이나를 핑계 대서 전쟁을 일으키려 하느냐. 러시아·중국과 균형 외교를 해야 하는데 우리 미래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또 윤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발언을 가리켜 "이런 사람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사람이냐. 개인 휴대폰을 바꿔야 한다는데 안 바꿨다니, 부인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대통령이 대통령이냐"라고 반문했다.


소통에 대한 중요성도 지속해서 거론됐다. 광양에 거주하고 있는 60대 여성은 "일단 소통부터 해야 한다. 어떻게 반환점이 돌아가는데 야당 대표를 한 번만 만날 수 있느냐. 떳떳하면 빨리 특검을 받고 털어버리면 되지 않느냐"라며 "어차피 지금 4대 개혁 안 된다. 소통도 못하면서 어떻게 4대 개혁을 하느냐. 10%대 지지율 대통령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나 같으면 이번 기회에 역사에라도 남기 위해 헌법 개정에 들어가겠다"고 꼬집었다.


광주에 사는 30대 남성은 "어느 국민이 보더라도 윤 대통령은 빨리 내려와야 한다. 생각과 상식이 안 변한다. 지금도 검찰총장이다. 지지율을 떠나 이제는 동력도 없다"라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진짜 측근이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그것이 원내대표"라고 충고했다.


현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도 드러났다. 나주에 살고 있는 50대 여성은 "이쪽에서는 딱히 이재명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특별히 야당에서 대안이 없는 상태"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아니라는 것이다. 못한 게 너무 많고 앞으로도 똑같이 입 다물고 남은 임기 동안 국고 퍼주고 나라 경제 망치고, 서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 거라면, 지금이라도 빨리 서민을 위한 정책을 가진 경제 살리는 대통령이 탄생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남성은 "윤석열이 당시에 내세웠던 게 공정과 상식, 그걸 통해서 변화를 줘보겠다는 메시지를 냈고, 당시 선거를 지휘했던 이준석은 젊은 사람의 민심을 파고들었다"며 "민주당 내부로만 봐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이재명 두 후보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부터 집안 단속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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