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중폭 이상될 듯…총리·교육부·행안부·복지부 등 대상
'음주 운전 논란' 강기훈, 사의 표명…용산 개편 속도 붙을 듯
인사 개편, 예산안 처리 마무리되는 다음 달부터 본격화 전망
5박 8일간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한 인적 쇄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21일 대통령실 등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윤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귀국 일정에 맞춰 모든 부처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인사 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개각은 중폭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명된 지 2년이 지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나 성과가 미미한 장관들이 주요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 총리의 경우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자가 지명되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리 후보로는 여권에선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대구 수성갑)과 권영세 의원(5선·서울 용산), 호남 출신인 이정현 전 대표, 조태용 국정원장,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추경호 원내대표(3선·대구 달성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행안부 장관 후보로는 윤재옥(4선·대구 달서을)·이철규 의원(3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신영숙 여가부 차관과 전주혜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인사는 정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인데,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 대부분이 윤 대통령이 약속한 인적 쇄신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대통령의 변화 의지를 상징할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도 단행될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일부 인사가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음주운전이 적발돼 정직 2개월 징계를 받고 복귀해 논란이 됐던 강기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강 선임행정관의 사의를 조만간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급 이상 참모진의 교체 폭도 관심사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발탁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설도 나오지만, 취임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데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각과 대통령실 인사 개편의 시점은 국회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늦어질 경우 내년 초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인사 검증에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인사) 시기는 유연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내각 및 대통령실 인적 개편 관련 질문을 받고 국회 예산안 처리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 등을 언급하며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 인재 풀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지만, (인사) 시기는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약속한 인적 쇄신의 의지를 부각하기 위해 용산 참모진 개편은 서두르면서도, 개각은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