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조기 대선' 가시화에 '들뜬' 이재명 행보…사법리스크 시계는


입력 2025.01.17 05:40 수정 2025.01.17 06:09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20일 5대 은행장 만나 '상생 금융' 대책 논의

대선 움직임에 '민생경제 챙기기' 외피 씌워

'선거법 위반' 2심 집중심리…정치운명 갈림길

차기 대권 1위인데…30%대 지지율서 28%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이후 대권 도전이 기정사실화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틀 연속 '몸 사리기'에 나섰다. 대통령이 체포된 비상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의식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민생 경제'를 중점으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점도 엿보인다. 한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다루는 2심 재판부가 두 달간 새로운 사건을 맡기로 하면서 차기 대선 출마 여부가 달린 사법리스크 시계는 빨라질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자 예정됐던 공식 일정들을 대부분 취소하고 의원총회와 비공개회의 등을 통해 상황을 공유, 향후 전략을 고심했다.


이 대표 또한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당 지도부와 공개 발언을 생략하는 등 자세를 낮춘 바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비상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의식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역풍을 최소화 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 5대 은행장(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만나 경제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듣고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비상계엄 선포 상황 이후 주요 경제 현안을 살피고 은행권에 상생금융 확대 필요성과 추가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는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이 은행권에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차기 대권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 대표의 '조기 대선을 고려한 밑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이후 민생행보 전환을 통해 대권주자로서 면모를 부각하고, 확고부동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내심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에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취약계층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어 "저성장 시대 15.9%의 이자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신(神)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며 "이자율 문제의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한 움직임에 '민생경제 챙기기''라는 외피를 씌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편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3월 중순까지 두 달간 새 사건을 배당받지 않는다. 재판부 요청에 따라 서울고법이 재판부에 다른 사건을 배당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최근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의 요청에 따라 다른 재판부 의견 수렴을 거쳐 배당 중지를 결정했다. 법원 예규상 집중심리가 필요하면 해당 재판부는 법원에 신건 배당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선거법은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등 이른바 6·3·3 원칙을 지킨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 선고가 내려진 지 3개월 이내인 2월 15일 이내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에 적용되고, 1심 판결이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의 대선 출마 가도는 막힌다. 이 대표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첫 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 대표는 최종 선고 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 출마 여부가 결정되는 등 정치적 운명의 갈림길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 대표의 차기 대권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힌 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표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 28%를 기록하며 30%대 지지율 선이 무너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8%였다. 지난 1월 2주차 조사보다 3%p 낮아진 수치다.


그 뒤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3%), 홍준표 대구광역시장(8%), 오세훈 서울특별시장(6%),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5%)가 이었다. 다만 대선 호감도 항목에선 이 대표가 37%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5%, 더불어민주당은 33%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