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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조기 대선' 겨냥 '무소불위' 행보 가속화…'비명 회동'도 보여주기식?


입력 2025.02.13 00:20 수정 2025.02.13 00:33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이미 당 대선후보인양 거침 없는 행보

尹 탄핵심판 결과·李 항소심 속도 주목

3월 어떤 것 먼저 나올 지 초미 관심에

당내선 "추대 안되니 경선은 '형식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기 대선을 겨냥한 '무소불위' 행보가 가속화 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무대로 활용하는 한편, '먹사니즘'에서 확장된 '잘사니즘'을 내세워 본격적 대선 행보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민생과 경제 회복을 표방한 목소리를 높이고, 안으로는 아직 대선 일자가 확정 안되고 당내 경선도 치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당의 대선 후보인양 거침이 없는 모습이다.


급기야 자신의 대권 가도와 직결된 사법리스크 부분에 있어서도 아무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가 먼저 나올 가능성에 주목 중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탄핵심판 결론 선고 시점이 '2말3초'(2월 말∼3월 초)가 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항소심 재판부는 결심공판 날짜를 오는 26일로 확정해, 이에 따라 3월에는 선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유튜버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최악의 경우 2심 판결이 불리하게 나온다고 가정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가정을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공직선거법 2심 결과는 3월, 대법원 판결은 두 달 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물음엔 "형사소송법 절차 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당내는 이미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 등 완전히 이 대표에게 장악된 모습이다. 비상계엄 직후부터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 사이에는 "대선 캠프는 들어갈 것이나, 들어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서 눈에 띄는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한 고민들이 크고 의원들 역시 여기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는 목소리들이 나오던 상황이다. 또 "경선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다수이지만, 여기에 대한 전제는 "추대로 비춰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통합' '포용'을 요구해 온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과 연쇄회동을 예고하는 등 통큰 행보를 자처했다.


신(新) 3김 (김경수·김동연·김부겸),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잇따라 이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쓴소리를 냄과 함께 외연확장을 요구하는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와 비명계 간 회동의 결정적인 계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참전해 이재명 지도부를 향해 '포용'을 요구한 데 있다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문 전 대통령까지 나서 '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내자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말로만 통합을 외친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더욱 키웠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만난다.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회동 일정도 확정된 상황이다. 당은 김 전 총리, 임 전 실장과의 회동 일자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이재명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평론가들은 이 대표와 비명계의 연쇄 회동이 실제 통합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비명계의 반발을 달래고, 자신을 향한 당 분열 책임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에 따라 '계파화합'과 관련한 성과도출 등 회동의 성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내가 이렇게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차피 정치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 더군다나 사법리스크가 3월로 목전에 온 상황이다. 무언가 방어막을 치려는 것일 수 있고, 또 하나는 지금 본인에게 (갈등의) 책임이 많이 오고 있으니 '결국 나의 책임이 아니고, 나도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해 회동을 한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서 포인트는 이렇게 했을 때 이 대표에 대해 유의미한 지지율 변동이 있거나, 아니면 본인이 사법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보다 더 진정성 있는 모습들, 예를 들어 '그러니까 재판을 빨리 받게 해 달라. 나도 탁 털고 너희들(비명계)과 공정한 경쟁을 하고 싶다' 이렇게 보여주지 않는 한은 잘못하면 2심 방어용과 당내 비판 무마용, 원팀 요구 해소용 이런 것들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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