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독대 트럼프 “젤렌스키, 크림반도 포기 준비돼 있어”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4.28 16:00  수정 2025.04.28 16:01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회담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넘길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토를 포기 못 한다고 주장해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이어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 장례 미사 참석을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독대한 뒤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뉴저지에서 워싱턴DC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가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 불법 병합한 크림반도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어권을 양도할 준비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그가 더 차분해졌다. 나는 그가 그림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가 거래를 원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가 열리기 전 바티칸 성 베드로 내부에 의자를 놓고 앉아 ’15분 간 독대’했다. 이들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말 백악관 집무실에서 고성으로 언쟁을 벌이는 바람에 회담이 파행을 겪은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성사됐다.


독대 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하고 있는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에 “나는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총격을 멈추고 싸움을 끝내기 위한 협정에 서명하길 바란다”며 “2주 내로 이를 달성하길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서도 “그와의 만남은 잘 진행됐다. 아름다운 회의였다”며 긍정적 평가를 했다.


줄곧 비판해온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돌연 칭찬도 늘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젤렌스키 대통령)는 자신의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며 훌륭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미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서 미국의 종전 협상 중재에 대해 “결실을 맺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노력에 계속 시간과 자원을 계속 투입할 수 없다”며 “이번 주는 우리가 이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집중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주”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려 노력 중이며, 우리는 실질적 진전을 이뤘지만, 마지막 몇 단계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한 주는 이 정도라면 중재자로서 우리의 시간을 계속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 집중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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