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계단을 뛰어오른 문도엽(34, DB손해보험)이 6타 차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문도엽은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3억원)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21위였던 문도엽은 우승을 노리기 어려웠던 위치.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 ‘골프의 신’이 찾아왔다.
1번홀부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 문도엽은 전반에 버디 2개를 낚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후반 들어 4개홀 연속 버디 등 단 번에 6타를 더 줄이며 마침내 순위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게다가 전날까지 선두였던 김백준과 재즈 쩬와타나논(태국)이 나란히 1타씩 잃으며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쩬와타나논은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로 마무리했을 경우 문도엽과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었으나 보기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대회는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며 우승 기록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포함된다. 따라서 문도엽은 2022년 9월 DGB금융그룹오픈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우승을 맛보며 K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KPGA 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도 획득했다.
문도엽은 우승 후 인터뷰서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우승해 기분이 좋다"며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 최소한 연장전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골프장은 마지막 3개 홀이 어렵기 때문에 파로 막자는 생각이었는데 16번 홀 칩인 등 좋은 결과가 이어졌다"며 "앞선 우승 때에도 갤러리가 많이 오셨는데 오늘도 많은 응원을 받아 큰 힘이 됐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에게 우승의 공을 돌린 문도엽이다. 그는 "나만큼 바쁜 사람인데도 항상 식사를 챙겨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준다"며 "덕분에 안 될 때는 덜 안 되고, 잘될 때는 더 잘 된 것 같다"고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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