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사무실 차리고 투자증권사 사칭한 '리딩방 사기' 일당 11명 검거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5.09 11:27  수정 2025.05.09 11:27

공모주 배정해주겠다며 피해자 6명 속여 2276만원 편취

한국인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 284만건 확보하는 등 범행 계획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서울경찰청 제공

태국에 사무실을 차린 뒤 국내 투자증권사를 사칭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약 2000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투자리딩방 사기 범죄단체 조직원 등 11명을 사기·사기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 단체를 조직하고 자금과 설비를 지원해 조직원들로부터 '회장님', '아버지'라 불린 A(53)씨를 비롯한 조직원 9명은 구속 송치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한 조직원 1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해 4월 태국에 사무실을 차린 뒤 국내 투자증권사를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기관투자자 물량의 공모주를 배정해주겠다'며 속여 8월16∼21일 피해자 6명으로부터 2276만원을 편취했다. 또 다른 4명으로부터 1650만원을 가로채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들은 약 284만건의 한국인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 등을 확보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치밀히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원들의 외박을 통제하고 여권, 휴대전화를 별도 관리하는 등 범죄단체로서의 기본적인 통솔체계도 갖췄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치밀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태국에 파견된 한국 경찰협력관의 적극적인 첩보 수집을 단초로 조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8월21일 태국에 파견된 경찰협력관과 현지 경찰의 합동 검거작전을 통해 조직원 8명을 붙잡아 국내 송환했다. 이후 조직원을 수사하며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국내에 있던 '회장님' A씨와 총책급 조직원도 체포해 구속했다.


또 조직원들이 미처 인출하지 못한 범죄수익금 2276만원 중 2261만원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A씨는 이번 범행과 별도로 2023년 10월쯤 불상의 조직과 공모해 6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지르고 자금을 세탁해준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지명수배된 피의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내국인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 확보 경위와 A씨의 보이스피싱 여죄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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