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책통' 합류는 무산됐지만…견제 없는 이재명의 외연 확장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5.14 04:15  수정 2025.05.14 04:15

중도부터 보수까지, 적극 구애하는 이재명

보수인사 영입에 상징 '빨강'도 적극 활용

TK서 "통합의 대한민국, 여기서 시작하자"

국민의힘, 딱히 견제도 하지 못하는 형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책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 합류가 무산됐다. 당내에서 이 전 교수의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한 비판이 나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이재명 후보의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0.73%p 패배를 거울삼아 중도는 물론 보수표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표는 모두 끌어모으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병태 전 교수는 13일 선대위를 통해 "선대위 직에 연연하지 않고 나라 통합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이재명 후보의 정치가 성공하도록 언제든 조언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전했다.


앞서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전 교수 영입 논란에 대해 "최근 내란 사태에 대해서는 비교적 분명하게 소신을 밝힌 것 같다"며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상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관련된 전문성을 가진 분이어서 아마 캠프 안팎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면서도 "현재 상태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다"며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를 이재명 후보에게 전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교수 합류는 이재명 후보가 전날 페이스북에 "홍 선배와 일합을 겨룬다면 한국 정치가 지나친 사법화에서 벗어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기도 했다"며 홍 전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 직후여서 더욱 정치권 관심이 모였었다.


그러나 이 전 교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전 교수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라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있어 당내에서 이 전 교수의 선대위 합류에 갑론을박이 펼쳐졌다고 한다.


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21대 대선 후보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탈락 발표가 난 후 눈을 감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보수 진영 인사 영입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지만, 민주당의 외연 확장은 계속될 방침이다.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대한민국 전체를 아우르는 성장과 회복의 '메가 텐트'를 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이 전 교수 영입 무산과는 별개로, 홍 전 대표 지지자 모임인 '홍준표와 함께한 사람들'(홍사모·홍사랑·국민통합찐홍·홍준표캠프SNS팀 등)은 이날 이언주 최고위원의 소개로 이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 있었다.


이들은 "우리가 속했던 국민의힘은 우리가 생각했던 보수가 아니다"며 "이재명 후보가 보수 인재를 모으고 '우리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가를 위하는 인재는 다 포용하겠다'고 하니 압도적 승리를 돕는 것이 나라 발전을 위해서도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p 차이로 패했다. 이 후보 지지율이 50% 가까이 나오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기존 지지층 표는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중도층 표는 물론 보수층 표까지 공략할 수 있는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딱히 견제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후보는 '보수 책사'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총괄선거대위원장으로 맡기고, 연일 보수 인사들을 선대위로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보수 정당 상징색인 '빨강'도 넥타이부터 운동화·점퍼·공보물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날 보수 진영 뿌리인 TK(대구·경북)과 울산 등을 찾은 후 페이스북에 "유세장을 가득 메운 대구·경북 시민들의 열기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며 "빨간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곳은 이제 더 이상 어디에도 없다"고 TK를 향해 거듭 구애했다.


이어 "시민의 힘으로 계엄의 겨울을 이겨낸 것처럼, 모두가 행복한 대동세상의 봄을 함께 만들어가자"며 "통합의 대한민국, 바로 여기 대구·경북에서 시작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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