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친한계 4·5선 등 두루 거론
'독이 든 성배' '당대표 대리전' 부담에
출마 선언 신중…몸 사리는 후보군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월 16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일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물러날 시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되는 가운데, 거론되는 후보군들이 신중하게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전당대회에 앞선 '당대표 선거 대리전'임과 동시에 '소수 야당'으로서 원내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쇄신의 기틀을 잡아야 하는 책임이 요구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차기 원내대표의 역량 중 하나로 '대여 협상력'보단 '당내통합'에 공감했다. 지난 대선 중도층 표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운 상황에서, 국민적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후보 등록은 14일이다. 거론되는 후보군인 5선 김기현·나경원 의원은 이미 과거 소수 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어, 대여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단 장점이 부각된다.
계파색이 옅은 4선 김도읍·이헌승 의원 등은 이른바 '내란 프레임' 등에 얽히지 않아 장점을 가진 후보로 평가받는다. 차기 당권을 두고 친윤계가 미는 김상훈·박대출·송언석·임이자 의원 등으로 전략적인 표가 쏠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친한계·중립적 이미지를 갖춘 김성원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공개적으로 출마 선언에 나선 의원은 없다. 배경에는 오는 8월 개최될 전망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꼽힌다. 이번 선거는 당대표와 합을 맞춰야 하는 이른바 '당대표 대리전' 성격을 보인다. 선거 국면이 친윤~친한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며 주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독이 든 성배'라는 설도 있다.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을 견제하는 최일선에 서 있지만 107석의 소수 야당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어서다.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안팎의 주된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분당의 위기를 어떻게 안고 가느냐. 탄핵의 강과 보수 대통령의 패배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가 부담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대체로 후보군이 몸을 사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여 협상력보단 당내통합
지선까지 신뢰 회복 필요 대두
"'바른정당' 아픔, 있어선 안돼"
야권 관계자들은 '당내통합'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데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당 개혁안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선거 초반부터 드러낸 조직력 미비와 내부 갈등을 수습하면서, 기존 지지층 이탈과 대중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혁신에도 유연한 전략이 요구된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모았기 때문에 '허니문' 기간으로 분류되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국민의힘의 자성과 반성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든 무너진 신뢰도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내 통합부터 이뤄야 '대여 투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야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대선에서 중도층이 이재명 대통령에 손을 들어줬지만, 아직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 전에 국민의힘이 통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호남정당'이라는 지역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얼마나 수도권에 노력을 기울이고, 젊은 지도부의 쇄신으로 힘 있는 민주당을 만들었느냐"라며 "어느 것 하나 단결된 모습이 국민의힘엔 현재 없다. '바른정당'의 아픔이 다시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