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연극 ‘2시 22분’이 초연 캐스트 그대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김태훈 연출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만든 것이 ‘2시 22분’이고,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관계성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심리와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것들에 굉장한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을 중심에 두고, 네 인물이 각기 다른 관점과 신념으로 맞부딪히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로를 향한 감정과 과거의 흔적들이 미묘하게 얽혀 있는 이들은, 갈등 속에서도 위트를 놓치지 않지만 동시에 날카로운 대사로 긴장을 팽팽하게 이어간다.
인물들이 보여주는 말맛, 살아있는 대사들은 번역가 황석희의 손에 의해 한국 관객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됐고, 김태훈 연출의 손에서 좀 더 섬세히 다듬어졌다. 한국어 대본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정서는 유지하면서도 곳곳에 배치된 영국식 블랙 코미디를 우리가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표현으로 변화를 주어 이야기 전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지난 2023년 초연 당시 ‘2시 22분’은 낮은 인지도, 국내 초연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밀도 높은 대본과 짜임새 있는 서사,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초연에 함께 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투입됐다. 제니 역에 아이비·박지연, 샘 역에 최영준·김지철, 로렌 역에 방진의·임강희, 벤 역에 차용학·양승리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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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은 “초연부터 재연까지 같은 멤버로 공연한 작품은 ‘2시 22분’이 처음”이라며 “지금도 너무 행복하고,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공연하겠다”고, 차용학은 “초연의 기억이 좋았는데 모두 재연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좋다. 두 번째지만 허투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비에겐 ‘2시 22분’이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퇴장도 거의 없이 연극 무대에 선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초연 당시 배우들을 존경하게 됐다”면서 “이 작품이 내가 소화하기엔 버거운 느낌도 있었다. 장르 자체가 쉽지 않고, 역할도 아기 엄마를 연기해야 한다. 또 초자연적 현상을 상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웠다. 연기 레슨을 받을 정도로 진지하게 임했고, 이 작품이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발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디테일’이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임강희는 “초연과 같은 배우, 스태프가 다시 무대에 모였지만 디테일한 것들이 많이 달라졌으니 와서 확인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태훈 연출은 “초연을 했던 배우들이라서 극의 스타일이나 리듬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재연에서는 우리 안에서 밀도를 높이는 것을 추구했다”면서 “인물 안에서의 관계의 얼개를 조금 더 촘촘히 가져가려고 했다. 생각하는 것들,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배우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연은 “스포일러가 되면 안 되는 공연이라 말을 많이 하지 못하는 면이 아쉽다”면서 “꼭 공연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공연은 8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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