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국민의힘, 후보자 의혹 집중추궁…민주당은 비호 총력(종합)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7.15 04:05  수정 2025.07.15 06:06

14일 강선우·배경훈·전재수·정동영 인사청문회

여야 설전으로 파행…여가위 정회, 과방위 산회

강선우 갑질 의혹 두고 "강약약강" vs "인신공격"

정동영 청문회선 "북한 대변인" vs "남북관계 적임자"

여야 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피켓 부착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가 첫날부터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추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들을 엄호하면서 여야 간 신경전이 계속 이어졌다.


국회는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인사청문회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닷새간 총 17건이 열린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충돌하며 파행을 겪었다. 강선우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보좌진들이 회의장 앞에서 보좌진 갑질 의혹들을 문제 삼으며 강선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고, 국민의힘 위원들 회의장 안에서 자신의 노트북에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을 부착했다. 이에 민주당 위원들이 피켓을 내리라며 고성을 지르며 반발하자 위원장은 강 후보자의 선서를 받기 직전 정회를 선포했고 회의는 오전 중 속개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배경훈 후보자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산회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회의장에 들고 온 '최민희 독재 OUT' 피켓을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충돌하면서다. 국민의힘은 피켓을 통해 최근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에 여야 대립이 일면서 회의는 당초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약 3시간 가량 지연돼 오후 1시가 돼서야 개회했다.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은 보좌관 갑질 의혹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공세를 높였다. 서범수 의원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며 "권력에 복종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지아 의원은 "후보자의 국회의원 재임 중 무려 46건의 보좌진 면직을 단행했다"며 "후보자가 권고사직 처리도 안 해줘서 실업급여도 못 받게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장철민 의원은 "밑도 끝도 없는 인신공격, 모욕적인 언사를 제외하면 거의 다른 말이 들리지 않는 방식의 청문회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을 향해 역공을 펴기도 했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 김한규 의원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직자를 물리적으로 폭행을 한 분"이라며 "이런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은 정당이 남의 당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피켓을 붙여놓고 청문회를 방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자의 이해충돌 의혹을 두고서도 여야간 공방이 벌어졌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강 후보자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시절 진행한 세미나에서 한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가 기술상장 특례가 잘 되도록 도와달라고 한 후에 강 후보자의 배우자가 해당 기업의 감사로 재직하며 스톡옵션 1만 주를 받은 것을 짚었다. 그러면서 입법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1만 주를 받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서영교 민주당 위원은 "감사(직은) 무보수였고 국회로부터 이해충돌 해당 없음이라고 답변을 받았다. (오히려) 미담"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이 2020년 시행된 이후 후보자가 국회에 문의한 내역이 없다. 이해충돌이 없다고 얘기하는 건 후보자 본인의 주장에 불과하다"며 "자료를 안 주면서 이해충돌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은 배경훈 과기정통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부실 병역 의혹을 두고 여야 간 공방 대신 국민의힘과 배 후보자 간 질답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힘이 전문연구요원 기간 폐업한 회사에서 두 달간 근무하며 이를 병역 기간에 산입한 점을 지적하자 배 후보자는 "기업부설연구소 청산이 폐업보다 늦어 이직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폐업 회사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할 때 평균 직원 연봉보다 많은 4100만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최초 연봉은 3100만원으로 다른 복무자와 유사했는데, 업체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일당백으로 3~4인분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소장이 특별히 인센티브를 줬다"고 답했다. 전문연구요원 기간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MBA), 스탠퍼드대 대학원 과정 등을 수료한 데 대해서도 "온라인 과정이었기 때문에 4개월 만에 끝냈다"며 복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남북 관계를 회복할 적임자라고 평가했고,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를 '북한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민주당 위원은 "과거 통일부 장관 재임 시절 각종 남북 행사와 개성공단 착공 등 한반도 역사에서 벅찬 일을 함께한 후보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위원은 "북한 편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고, 북한 주민 인권 문제는 그쪽 자체의 문제니까 우리가 개입해서는 안 되고 인도적 지원만 하자는 입장인 것 같아서 대단히 위험하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의 도덕성도 문제 삼았다. 김기현 의원은 "정 후보자가 농지 취득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하고, 농지를 사놓고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아 공직자재산등록 법률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당 유용원 의원도 "후보자 배우자와 아들이 태양광 업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후보자는 지난 3월 태양광 설비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검증 명목으로 사생활 침해, 주거 침입까진 수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민주당 위원은 정 후보자 배우자 주거지를 야당 의원실에서 현장 조사한 점을 거론하며 "후보자 자택은 명백한 사유지이지만 (사람) 3명이 들어갔다"며 "명백한 주거침입죄로 법률 위반이다. 이런 짓 하지 말라"고 목소리 높였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후보자의 전문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전 후보자가 비록 '부산 3선' 현역 의원이지만 의정 활동 중 농해수위 관련 경력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민주당은 전 후보자의 해양항만 정책 이해도가 높고, 각종 법안 발의 경력이 있다며 그를 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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