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검찰·언론·사법개혁특위 출범
민형배·최민희 등 '강경파' 위원장 임명
방송3법·상법·노봉법 강행 의지 재확인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끝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언론·사법개혁 등 이른바 '3대 개혁' 실행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강성 의원들을 전면 배치했다. 또 7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쟁점 법안들도 강행 처리하겠다며 정국 극한 대치를 불사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법안을 주도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하이패스' 당정 관계가 완성되면서 입법 독주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청래 민주당 신임 대표는 4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전당대회 후보 시절 공언한 추석 전 3대 개혁 작업 완수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민형배(검찰개혁특위)·최민희(언론개혁특위)·백혜련(사법개혁특위) 의원을 각각 특위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임명된 위원장들은 모두 당내 '강성파'로 분류된다.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며 "3대 개혁 모두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이미 구성돼 있고, 윤석열 검찰독재정권과 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국민들께 약속드린대로 추석 전 개혁을 완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당원주권정당 특위 위원장에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대의원의 권한을 축소해 모든 당원이 1인 1표를 갖도록 하는 '표의 등가성', 전당원투표 상설화 등을 통한 당원주권정당의 완성을 강조해 왔다.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8·2 전당대회는 당원과 국민이 국민주권시대에 걸맞는 당원주권 시대를 열라는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또 당·정·대 원팀으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이 강력히 (정부를) 뒷받침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 역할'에 무게를 실어준 만큼, 거대 여당이 입법을 주도하겠다는 선전포고라는 관측이다.
이에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4일 본회의에서 정 대표의 '언론개혁' 공약이자 여야 쟁점 법안 중 하나인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방송 3법은 윤석열정부 때 두 차례 거부권 행사로 최종 폐기됐지만, 정권교체 이후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먼저 통과한 방송 3법부터 우선 처리키로 했다.
정 대표는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검찰·언론·사법개혁 중 하나인 언론개혁 관련 방송 3법이 맨 앞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석수에서 열세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법안들을 저지할 수단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외 마땅치 않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의석수 180석 이상의 동의로 종결시킬 수 있지만, 표결은 24시간 후에 가능하다.
이로 인해 민주당이 최우선 처리를 천명한 방송 3법은 5일 오후께 표결된다. 이외 노봉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제2차 상법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은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7월 임시국회에 이어 민주당 내 대표적 강성으로 꼽히는 정청래호(號)가 출범함에 따라 8월 임시국회에서는 여야가 이전보다 한층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사실상 '시간끌기'에 나설 수밖에 없지만, 어쨌든 총력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 "어느 법이 올라오든 필리버스터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시간을 끌어봐야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반문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