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쪽에 더해 276쪽 분량 의견서 추가 제출
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가능성
김 여사, 서울남부구치소서 결과 기다릴 예정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하루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속 의견서를 보충하고 강제수사를 이어가는 등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만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되는 사례가 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7일 572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금일 오전 276쪽 분량의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이날 언론에 공지했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2일 10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번 심사에는 민중기 특검이나 특검보 4명은 참석하지 않고 부장검사 등 조사관들이 들어갈 예정이다.
특검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특검보는 참석하지 않고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석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장검사는 서울고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팀에서 활동했고, 지난 6일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에서 해당 사건의 신문을 맡았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첫 대면조사를 실시한 다음날인 지난 7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 측이 혐의에 대해 대체로 부인해 주요 피의자들과 말 맞추기를 하거나 증거인멸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검팀이 제출한 구속 의견서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 의혹(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3가지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김 여사가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조작 주범들과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서로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등을 통해 8억10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취한 것으로도 파악했다.
'명태균씨 공천개입'과 관련해선 김 여사가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특히 명씨로부터 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것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수취하고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고 봤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혐의를 다지기 위해 막판 강제수사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이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목걸이 의혹'과 관련해 서희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6월 나토 회의 참석차 해외 순방길에 올랐을 때 62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제품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이 제품은 재산 신고 내역에서 빠졌단 의혹을 받는다.
최근 특검팀은 반클리프 아펠 매장 압수수색을 통해 서희건설 회장의 측근이 지난 2022년 3월9일 대선 직후 이 목걸이와 같은 모델 제품을 구매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를 선물하면서 인사 청탁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서희건설 회장의 사위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순방 직전인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사실도 파악됐다.
김 여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릴 예정이다. 당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있는 서울구치소에 머무를 예정이었으나 변경됐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 요청으로 김 여사의 구금 및 유치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신청서도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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