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축제' 와중에 압수수색…당권주자들 기민한 대응 움직임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8.15 06:05  수정 2025.08.15 06:05

특검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정당 말살" "정치특검 광기" 일제히 비판

김문수, 중앙당사 1층에 돗자리 깔고 농성

장동혁, 영장 발부한 법원 앞에서 1인 시위

국민의힘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 당대표 후보(오른쪽부터)들과 참석자들이 14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8·22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특검의 야당탄압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당의 축제'라는 전당대회 와중에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된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들어온 가운데,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부·특검과 맞서 싸울 적임자라고 대여 투쟁 의지를 천명했다.


국민의힘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 예정이던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장소를 중앙당사로 변경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의 추가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전당대회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 강경한 대여 투쟁 의지와 함께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강성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문수 당대표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14일 각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무기한 농성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의 1인 시위에 나서며,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에 결연한 항거의 의지를 천명했다.


앞서 전날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진입, 당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당직자들과 12시간 넘게 대치하다 철수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무도한 이재명 특검이 국민의힘 심장부를 습격했다"며 "이재명 정권의 정당 말살과 반인권적 행위를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원명부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되지 않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재원 후보와 손범규 후보, 손수조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후보의 옆에서 농성을 함께 했다.


장동혁 후보는 같은날 국민의힘 당원명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을 규탄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판사 출신인 장 후보는 '압수수색영장 규탄한다. 야당탄압 정치보복 중단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정치특검이 국민의힘의 심장인 당사에 와서 국민의힘의 생명인 당원명부를 압수수색하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자 정치특검의 광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특검도 문제지만 범죄와 관련성이 없는 야당의 당원명부를 압수수색하도록 영장을 발부한 법원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특검의 영장 청구에 대해서 법원이 영장 발부를 남발하고 있다"며 "이번 영장 발부에 대해 정치특검과 함께 법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경태 "전당대회에 재 뿌려…부적절"
안철수 "명백히 정치적 의도 있어보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
송언석, 당원명부 놓고 결연한 의지 보여


혁신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경태 당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도 전당대회 와중에 특검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나아가 그 의도에 의구심을 던지기도 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전당대회에 재를 뿌리는 모습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광복절 특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니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성도 충분히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안철수 후보 역시 "전당대회 중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갑자기 압수수색이 들어온 건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했다. 다만 "많은 문제의 시작이 결국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이유와 관련 있다"며 "이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가 계엄과 탄핵과 대선 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려던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장소를 중앙당사로 변경해 같은 장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의원총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며 당원명부를 요구한 것에 대한 강력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500만 당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건 전 국민을 검열하겠다는 취지"라며 "특검의 당원명부 확보 압수수색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에게 당사보다 훨씬 소중한 게 당원명부"라며 "당원이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특검이 요구하는 정보는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연락처·가입일시·당원유형정보·과거 탈당 여부·당비 납부 현황·당원별 당비 납입 계좌번호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당원명부를 내놓으란 요구는 국민의힘을 통째로 특검에 넘기란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 종교단체에 있던 사람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우리 당에 입당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그 사람이 누군지 개인만 특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는 통일교 간부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2022년 12월에 교인들에게 입당 원서를 전달하는 등 조직적으로 입당을 시키려 한 혐의로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을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배숙 의원은 "특검의 잘못된 행태에 책임을 묻고 정당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 수호를 위해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8일 김건희 특검팀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재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은 비상 대기에 돌입한다.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강경한 대여 투쟁 의지와 함께 통합에 방점을 찍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이른 시간 당사 진입 등 압수수색 진행이 있을 수가 있기에 의원님들께서는 18일 아침 8시부터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긴급 상황 발생 시 의원님들께 즉각 내용을 전파해 당이 기민하게 단결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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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태, 안철수 두놈 속보인다. 속르홍 쾌재를 부르는 놈들 아닌가? 두 놈은 짱돌만이 답이다.
    2025.08.1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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