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끝 국민의힘 사령탑에 장동혁, '정청래 때리고 혁신파 안기' 시험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8.27 00:15  수정 2025.08.27 00:15

'선명성' '극단 유튜버'…'강성 당원' 결집

초강경 與 정청래 '강대강 대치' 불가피

'1.5선' 장동혁의 돌풍, 지선 모드 돌입

당내 내홍 수습 관건…"尹 절연 먼저"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심'에선 뒤졌지만 '당심'에서 반전을 마련했다. 선명성을 승부수로 띄운 장동혁 후보가 50.27%의 득표율로 선출됐다. 2367표 차의 진땀승인데다 내년 지방선거, 혁신계로 분류되는 당내 세력에 대한 포용 과제가 남았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스펙트럼을 넓혀 경쟁력 있는 후보군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조언을 내놨다.


약 22만명의 지지자들은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으며 결선에서 맞붙은 김문수 후보(21만7935표·49.73%)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에게 1만7845표 뒤졌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5401표(52.88%)를 득표해 16만5189표(47.12%)를 얻은 김 후보를 2만212표 차로 눌렀다.


정치 입성 3년 차인 충청권 현역 신인이 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게 된 데는 '선명성'과 이른바 '뉴미디어'라 포장된 극단 유튜버가 결정적 요인이 됐다. 여기에 80%가 반영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핵심적 승부처가 됐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유세 내내 '싸우지 않는 자, 배지를 떼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밖에 친한계(친한동훈계)를 포함한 혁신파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강성 보수 지지층의 전폭적 지원을 늘리는 계기가 됐다.


뉴미디어라 자칭하는 극단 유튜버들의 지원사격도 한몫했다. 장 대표는 26일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승리"를 두 차례 언급했다. 또 "많은 언론에서 나를 극우로 표현했다"며 기성 언론에 대한 불만도 내비쳤다.


이어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냈는데, 그것은 보수 유튜버들께서 예외 없이 한목소리로 지지를 보내주셨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31일 전한길 씨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자칭 '자유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출연,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지난 2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에서 선출된 뒤 정점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제 막 시작한 장동혁 지도부 앞엔 여러 시험대가 있다. 우선 '친명(친이재명) 강성'으로 대표되는 정청래 민주당 지도부에 버금가는 강력한 리더십이다. 현 정부의 특검(특별검사)·내란몰이 위협이라는 외부 압박도 견뎌야 한다.


당내 수습도 과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넉 달 넘게 강성-혁신파 내홍을 겪으며 전략적 엇박자와 내부 출혈이 컸다. 앞선 본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13만1785표를 얻었고, 탄핵 찬성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했던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각각 7만3427표와 5만8669표를 획득했다. 장 대표는 15만3958표였다. 장 대표의 '압도적 독주'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1.5선' 장 대표가 지지율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방선거 지휘에 성공할지도 관건이다. 2022년 충남 보령·서천 보궐선거에서 국회로 입성한 장 대표는 아직 뚜렷한 당내 친위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20%대로 추락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주요 광역자치단체를 사수해야 한다.


이제 막 닻을 올린 장동혁호(號) 앞에는 연대와 포용·탕평이 남았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비주류를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가 얻은 표는 당원 총량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직 당내 기반이 폭넓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바라봤다.


이어 "초반 최고위원회의가 고비가 될 수 있다.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당선됐지만, 당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내년 지선을 앞둔 상황에서 관건이 될 수 있다"며 "스펙트럼을 넓혀 경쟁력 있는 후보군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혁신계로 분류되는 당내 인사는 "장 대표는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우선이 돼야 할 것"이라면서 "해당 문제가 전제되지 않으면, 협상의 여지는 희박할 것"이라고 단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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