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서 도움 노력"…김건희, 통일교 샤넬백 선물에 고마움 전달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9.03 13:53  수정 2025.09.03 13:53

공소장에 통일교 고위 간부와 통화내용 적시

특검팀 "金-건진법사-통일교, 상생관계 형성"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샤넬백을 선물 받고 고위 간부에게 답례 차원으로 연락해 정부 차원의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기소하며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22년 4월과 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쳐 각각 802만원과 1271만원 상당의 샤넬백을 김 여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전씨는 4월7일 경기 가평 통일교 운영 카페에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샤넬백과 농축차를 전달받았고,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윤 전 본부장의 청탁과 함께 해당 금품을 전달받았다.


전씨는 같은 달 23일 김 여사에게 '비밀리에 통일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다. 사흘 뒤에는 김 여사에게 윤 전 본부장의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청탁 관련' 메시지를 보내는 등 통일교 청탁 내용을 전달했다.


김 여사는 샤넬백을 전달 받은 뒤 윤 전 본부장에 전화해 감사 인사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6월26일 전씨에게 선물 공여 의사를 전달하자 전씨는 김 여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일정을 언급하며 윤 전 본부장에게 '7월1일에 돌아오니 그 다음 주에 연락을 달라'고 답변했다.


이후 윤 전 본부장은 7월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씨를 만나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지원 등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 예산, 인사를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샤넬백 등을 전달했다.


이후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김 여사의 반응을 묻자 전씨는 김 여사의 긍정적인 반응을 전달하며 "곧 김 여사의 전화 연락이 있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실제로 김 여사는 7월15일 윤씨에게 전화해 샤넬백 제공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공소장에서 김 여사와 건진법사, 통일교 측이 관계를 유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공소장에는 "김 여사와 전씨가 20대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에 통일교의 도움이 매우 컸으므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전씨가 김 여사를 대신해 통일교를 접촉해 그와 같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2년 3월30일 윤씨에게 전화해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한학자) 총재님께 인사드리겠다. 앞으로 건진법사와 의견 나눠 달라. 많이 도와달라"는 말도 전달했다.


전씨는 같은 날 통일교 관계자에게 전화해 "향후 통일교에 은혜를 갚겠다. 통일교 측은 내가 책임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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