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장동혁과 웃으며 악수했지만 '내란 종식' 협력 촉구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9.09 00:10  수정 2025.09.09 00:10

李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회동

鄭, 野 향한 강경 태도 누그러졌지만

쟁점 현안 이견 차로 실질적 협치 미지수

민주당, 기류 변화 가능성에 "충분히 경청" 대답만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악수 모습을 보며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냉랭하기만 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주선으로 마침내 악수를 나눴다. 정 대표와 장 대표가 각각 여야 대표로 취임해 악수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야당과의 협치 의지를 드러내면서, 강경하기만 했던 태도가 누그러진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쟁점 현안에 대해선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만큼, 야당을 향한 정 대표의 태도 변화가 실질적인 협치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 시작 전 환화게 웃으면서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 대표는 지난달 2일 8·2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야당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해왔다. 당대표 취임 인사도 국민의힘을 뺀 나머지 야당하고만 하고, 국민의힘 수장과 대화는 물론이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오찬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피스 메이커(peace maker)·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 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줘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장동혁 대표께 뒤늦게나마 당선되신 것 축하드리고, 말씀하신 소통의 창구 이런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며 "오늘 하루가 아니라 다음에도 좋은 만남이 오늘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통령의 주선으로 여야가 만났으니 향후 건설적인 여야의 대화가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렇게 서로 여야가 덕담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관계가 하루빨리 다시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 전 이 대통령과 가진 단독회담에서도 "나는 평소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많이 말씀하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 회동에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이라는 실질적 성과도 나왔다. 여야는 우선 지난 대선의 공통 공약 과제를 중심으로 민생경제협의체 안건을 정하기로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장 대표에게 '내란 종식'과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에 협력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며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개혁이 민생이고 민생이 개혁"이라며 "검찰·언론·사법개혁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도 제시하고, 좋은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야 대표는 이날 악수를 나눴지만, 내란 특검 등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특검 수사·검찰개혁 등 정부 조직 개편,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등을 둘러싼 이견차를 드러낸 만큼, 실질적인 협치 모드로 돌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찬 회동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을 계기로 특검법 추진 등의 기류가 변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 각 당의 입장을 말한 것이고, 충분히 서로 경청했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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