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회동
鄭, 野 향한 강경 태도 누그러졌지만
쟁점 현안 이견 차로 실질적 협치 미지수
민주당, 기류 변화 가능성에 "충분히 경청" 대답만
냉랭하기만 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주선으로 마침내 악수를 나눴다. 정 대표와 장 대표가 각각 여야 대표로 취임해 악수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야당과의 협치 의지를 드러내면서, 강경하기만 했던 태도가 누그러진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쟁점 현안에 대해선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만큼, 야당을 향한 정 대표의 태도 변화가 실질적인 협치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 시작 전 환화게 웃으면서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 대표는 지난달 2일 8·2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야당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해왔다. 당대표 취임 인사도 국민의힘을 뺀 나머지 야당하고만 하고, 국민의힘 수장과 대화는 물론이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오찬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피스 메이커(peace maker)·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이렇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오늘은 '하모니 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줘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장동혁 대표께 뒤늦게나마 당선되신 것 축하드리고, 말씀하신 소통의 창구 이런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며 "오늘 하루가 아니라 다음에도 좋은 만남이 오늘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통령의 주선으로 여야가 만났으니 향후 건설적인 여야의 대화가 복원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렇게 서로 여야가 덕담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관계가 하루빨리 다시 복원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 전 이 대통령과 가진 단독회담에서도 "나는 평소 대통령과 소통할 기회가 많으니, 오늘은 장 대표께서 많이 말씀하도록 진지하게 경청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 회동에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이라는 실질적 성과도 나왔다. 여야는 우선 지난 대선의 공통 공약 과제를 중심으로 민생경제협의체 안건을 정하기로 했다.
다만 정 대표는 장 대표에게 '내란 종식'과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에 협력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며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개혁이 민생이고 민생이 개혁"이라며 "검찰·언론·사법개혁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대안도 제시하고, 좋은 토론도 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야 대표는 이날 악수를 나눴지만, 내란 특검 등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특검 수사·검찰개혁 등 정부 조직 개편,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등을 둘러싼 이견차를 드러낸 만큼, 실질적인 협치 모드로 돌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찬 회동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을 계기로 특검법 추진 등의 기류가 변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 각 당의 입장을 말한 것이고, 충분히 서로 경청했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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