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콘텐츠’ 출사표 던진 CJ ENM, 콘텐츠 산업 혁신 가속

오승훈 기자 (osh@dailian.co.kr)

입력 2025.10.11 09:00  수정 2025.10.11 09:00

캣 비기(Cat Biggie) 포스터 (제공 CJ ENM)

K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온 글로벌 IP 파워하우스 CJ ENM이 ‘AI 콘텐츠’라는 신(新) 영역 개척에 나섰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이 콘텐츠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CJ ENM은 콘텐츠 특화 AI 기술과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CJ ENM의 AI 콘텐츠 사업은 콘텐츠 제작 경쟁력 강화라는 본질적 목표에서 비롯됐다. 단순히 제작 효율성 증대를 넘어, 콘텐츠 산업 생태계 전반을 재편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선진화 △ 신유형 지식재산권(IP) 확보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에 두고 미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제작구조 혁신


CJ ENM은 기획, 제작, 유통·마케팅 등 전 단계에 독자적인 콘텐츠 특화 기술을 접목해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 기술은 기획·개발 단계의 ‘AI 스크립트’, 제작 단계의 ‘시네마틱 AI’다.


‘AI 스크립트’는 원천 IP 발굴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이다. 콘텐츠 트렌드와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력 있는 원천 IP를 선별하고, 적합한 장르·미디어를 제안한다. 특히 문학적 언어와 한국적 맥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K콘텐츠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15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세계 최고 권위 자연어처리 학회 ACL 2025에서 초청 발표를 진행하는 등 글로벌 학계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네마틱 AI’는 드라마·영화 등 내러티브 콘텐츠에 최적화된 제작 시스템이다. 이미지·영상·사운드·보이스를 원스톱으로 제작할 수 있어 제작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캐릭터와 배경을 3D로 자동 데이터화해 기존 AI 콘텐츠의 한계로 지적되던 캐릭터 일관성 문제를 해결했다.


유통·마케팅 단계에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AI 적용으로 음원·자막·더빙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광고 제작에는 ‘VPP(Virtual PPL)’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방송 편집 단계에서 가상으로 광고 제품을 삽입하는 이 방식은 광고주의 관심을 끌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캣 비기(Cat Biggie) 스틸 이미지 (제공 CJ ENM)

신유형 AI IP 확보


CJ ENM은 신유형 콘텐츠 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AI 애니메이션 분야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7월 공개한 AI 애니메이션 시리즈 <캣 비기(Cat Biggie)>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1천만 뷰를 돌파,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업 콘퍼런스에서 대표적 AI 콘텐츠 사례로 소개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최근 제작한 AI 숏폼 애니메이션 <골든 에그> 역시 칸 월드필름페스티벌과 뉴욕페스티벌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글로벌 스튜디오 대상 화제를 모았다.


또 다른 신유형 콘텐츠는 ‘K-Driven’ AI 콘텐츠다. 대부분의 글로벌 AI 솔루션이 서구권 문화 맥락과 서양향 비주얼 구현에만 특화된 반면, CJ ENM은 한국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고유의 정서와 미학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차별화된다. 단순한 AI IP 확보를 넘어 콘텐츠 산업 전반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CJ ENM은 <캣 비기>, <골든 에그> 외에도 글로벌 판타지 드라마 <레전드(가제)>, 한국 정서를 AI로 구현한 장편 영화 <아파트(가제)> 등 후속 작품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AI 콘텐츠를 지속 개척, 글로벌 AI 콘텐츠 산업 생태계 주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신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CJ ENM 윤상현 대표는 지난 4월 일본, 8월 미국, 9월 유럽까지 이어지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에 동행해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그룹 유관 산업 주요 인사들과 회동하며 현지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한편, 현지 소비 동향과 K-트렌드를 살피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백현정 CJ ENM 콘텐츠이노베이션담당은 “1980년대 3D CG가 등장하며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듯, 생성형 AI는 오늘날 콘텐츠 산업을 퀀텀 점프시킬 기술”이라며 “CJ ENM은 새롭게 태동하는 AI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TOP AI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오승훈 기자 (os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