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한 달여 전부터 차 조수석 밑에 흉기 숨겨둬
"당시 상황 볼 때 범행 계획적이라 보기 어려워"
자신을 무시했다며 흉기로 연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2심에서 감형돼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고법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 호감을 갖고 만나오던 50대 여성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2022년 6월부터 종종 만남을 이어 온 사이였는데, A씨는 평소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한 달여 전부터 차 조수석 밑에 흉기를 숨겨뒀고, 사건 당일 피해 여성과 다투자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고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살인이 계획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2심은 금전 문제로 과거 두 사람이 다툰 상황 등을 들어 A씨가 피해자에 대한 불만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왔다고 전제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상황 및 경위,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춰볼 때 치밀한 계획 하에 살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받는 모욕을 참을 수 없는 경우에 흉기를 사용해야겠다는 잠정적 계획을 갖고 있던 정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가 이혼 후 홀로 키워온 어린 자녀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도 양형 사유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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