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해외결제 새 판 짠다…아시아 네트워크로 무게 이동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0.11 08:33  수정 2025.10.11 08:33

JCB·유니온페이 중심 아시아 공략 강화

일본·중국 여행 급증에 맞춘 전략 변화

해외 결제 주도권 경쟁 본격화 전망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결제 네트워크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결제 네트워크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비자(VISA)·마스터(Mastercard) 중심이던 글로벌 결제 시장에 일본 JCB와 중국 유니온페이(UnionPay)가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일본과 중국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의 해외 결제 전략에서도 두 나라가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들은 최근 JCB·유니온페이 등 아시아 결제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해외 결제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KB국민·하나·농협카드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JCB와 협력하고 있으며, 신한·롯데·BC카드는 중국의 대표 결제 브랜드 유니온페이와 손잡았다. 그동안 비자·마스터 중심으로 고착됐던 글로벌 결제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일본의 경우 현지 결제 편의성과 여행 혜택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카드는 JCB와 협력해 ‘iD 시리즈’ 4종을 선보이고, 해외 결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한편 교통·외식·쇼핑 등 현지 소비에 최적화했다.


농협카드는 일본 대중교통 이용 시 50% 캐시백을 제공하는 ‘zgm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하나카드는 JCB 프리미엄 서비스와 연계한 플래티넘 카드로 공항 라운지·레스토랑 할인 등 일본 여행객 대상 혜택을 강화했다.


KB국민카드 역시 JCB와 협력해 프리미엄 카드 ‘HERITAGE Classic’을 내놓으며 고소득층 중심 시장을 공략 중이다.


중국에서는 QR·간편결제 등 현지 결제문화에 맞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유니온페이와 공동으로 중국 특화 캐시백 카드 ‘스플랜더 플러스 신한카드’를 출시하고, 위챗페이 QR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모바일 결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유니온페이 기반 해외 QR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중국·일본·동남아 등 주요 여행지에서 사용 범위를 넓혔고, BC카드는 유니온페이·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중국 내 간편결제 환경을 구축해 온라인 결제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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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제휴 확대를 넘어, 아시아 지역으로 몰리는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2152만 명 중 한국인은 478만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꾸준히 확대된 영향이다.


중국 방문객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찾은 한국인은 198만75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6%(57만여명) 증가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기 제휴를 넘어 ‘결제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체 브랜드 카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넓히고,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브랜드 수수료를 줄일 여지도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자와 마스터 중심의 결제망은 여전히 글로벌 주류지만, 아시아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카드사들이 현지 네트워크사와 직접 협력해 수수료 구조를 최적화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JCB와 유니온페이는 아시아 결제 시장의 인프라를 폭넓게 장악하고 있어, 향후 카드사들의 해외 결제 전략에서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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