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산성' 지킨 與…김현지 증인 채택 무산에 여야 대치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0.30 00:30  수정 2025.10.30 05:27

金, 총무비서관 때도 국회 '불출석'

민주당 "국정운영 방해 목적" 일관

국민의힘 "김현지 감싸는 민주당

이재명 정권의 하수인 자처" 맹폭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실 2025 국정감사 증인 채택의 건 관련 토론 종료를 두고 거수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달 6일 대통령실을 대상으로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이 여당 주도로 무산됐다. 단순 정쟁용에 불과하다는 이유인데, 국민의힘은 방탄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지산성' 지키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운영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과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 주도로 김현지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의 건을 부결시켰다. 여야 합의 대신 거수 표결 방식으로 김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은 무산됐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포함한 기관증인만 채택된 채 마무리됐다.


앞서 여야는 전날 김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결렬됐다. 민주당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경우 오전 중에만 출석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형식적 출석의 명분 쌓기라며 오후까지 국감장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야권에서는 "김현지 여사에 대한 질문을 할 기회를 최소화해서 막아보고 부정적인 여론은 잠재워보고자 오전 참석이라는 카드로 생색만 내보려고 하는 것 같다. 내로남불의 전형"(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김 실장의 '불출석'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 재임 시절에도 그간의 관례를 깨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소위에 불출석한 바 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김 실장 스스로가 국회에 의도적으로 불출석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지속되는 배경이다.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이 국회 예결위 결산소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 총무비서관을 대신해 직급이 더 높은 류덕현 대통령실 재정기획보좌관이 출석했다. 대통령실은 "오히려 더 책임 있는 참모가 출석하는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실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줄곧 '정치 공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힘이 유례없는, 업무를 시작한 지 고작 4개월 된 대통령실 실무 참모들을 줄소환하려 한 것은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대통령실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김기표 의원도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부부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잘 알려지지 않은 참모 하나를 끄집어내 총력을 다해 언론 플레이하고, 온갖 음해와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전용기 의원은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으로 있던 것은 100일 남짓인데 물어볼 게 그렇게 많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전국체전 개막식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당의 책임성보다 이재명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한 것이라고 맹폭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현지 감싸기에 국회 권한을 남용한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국민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오늘 운영위에서 김 실장을 포함해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 설주완 변호사 등 이재명정권의 인사 전횡, 부동산 실정, 대북 송금 의혹 사건 등 진실 규명이 필요한 증인 채택이 모두 무산됐다"며 "국정감사에서 이재명정권의 각종 의혹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민주당과 대통령실이 가로막고 나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여당의 책임성보다는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했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킨 것은 국가 권력을 진영화하고 사유화한 국정농단"이라고 맹폭했다.


아울러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한 사람을 지키려고 애쓰니까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고, 강선영 의원도 "'애지중지현지'에서 '뭐지'를 덧붙이고 싶다. 김현지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민주당과 대통령실에선 보직까지 바꿔가며 증인 채택을 반대하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는 내달 초 예정된 운영위 국감 전까지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김 실장에 대한 증인채택 협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야 추가 협상 여지에 대해 "현재 분위기 상 어렵지 않겠나. 국민의힘의 목적은 분명해졌으니 그걸로 봐선 협상이 이뤄지긴 어렵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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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하는 짓거리 진짜 극혐이네. 절대 권력은 절대 무너진다 빠가사리 공산충들아
    2025.11.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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