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하늘숲길' 개통…오세훈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남산 정상까지"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5.11.02 11:20  수정 2025.11.02 11:27

경사도 8% 이내의 완만한 무장애 산책로 설치

현장서 만난 시민들 호평일색 "걷기 너무 좋아"

전망대·모험다리 등 다양한 즐길거리까지

남산 하늘숲길 입구ⓒ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서울시민의 대표 여가공간인 남산에 누구나 쉽게 걸어 올라갈 수 있는 무장애 숲길이 조성됐다. 시는 남산 남측순환로에 '남산 하늘숲길'을 조성하며 기존 북측순환로와 연계되는 '완전 무장애 도보 환경'구축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현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산 하늘숲길의 조성 배경과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정식 개통된 남산 하늘숲길은 전체 경사도 8% 이내의 데크 경사로다. 도보는 물론 유아차, 전동휠체어 이용자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남산 정상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 벤치와 포토존이 놓여 있고, 전망대마다 다른 각도의 서울 전경이 펼쳐진다.


나무 사이사이로 남산타워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데크로 이어진 완만한 길을 따라 걸으면 서울 도심과 한강, 멀리로는 관악산까지 시야가 트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남산 하늘숲길을 오르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남산은 북·남측 두 순환도로가 있다. 북측순환로는 1991년 차량 전면 통제 이후 산책·조깅 명소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2010년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해 보행약자 친화공간으로 정비됐다. 하지만 남측순환로는 경사가 가파르고 차량·자전거 통행이 혼재돼 보행자에 대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시는 남측순환로에 남산 연결안전데크를 조성해 지난 6월 개방한데 이어 하늘숲길과 전망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보행자 접근성을 대폭 강화했다.


오 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산책로 조성을 넘어 남산의 자연자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과정이었다"며 "남산 남측 사면의 접근성이 좋지 않았는데, 하늘숲길 개통으로 시민들이 수목과 지형·풍경의 조화를 즐기며 조화로운 숲속 산책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기를 태운 유아차를 끌고 남산 하늘숲길을 걷는 시민ⓒ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용산구 후암동 산1-2 일대(남산 건강정원~소월정원)에 조성된 하늘숲길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올해 10월25일 정식 개통했다. 1.45㎞ 길이의 무장애숲길과 더불어 전망대, 모험다리 등 즐길거리도 충분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남산 하늘숲길에 대해 호평 일색이었다. 아기를 태운 유아차를 밀고 하늘숲길을 내려온 이병진(39·서대문구)씨는 "경사가 완만해서 유아차를 끌고 오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며 "유아차 끌고 산책 즐길 수 있는 곳을 검색해서 일부러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황규상(74·용산구)씨는 "경치도 좋고 노인들이 올라오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정말 훌륭하게 조성된 산책로"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남산 하늘숲길을 걸으며 만난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신재원 서울시 중부공원여가센터 소장은 "강병근 총괄건축가와 네 번 넘게 산을 오르내리며 경치가 가장 좋은 지점을 찾았다"며 "남산에서 채취한 소나무 종자를 종묘 양묘장에서 키워 400그루를 심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숲길 조성 과정에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공법을 적용했다. 데크를 설치할 때는 나무를 베지 않고, 그 자리에 구멍을 낸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사 과정에서는 중장비 대신 인력 시공으로 자연 훼손을 줄였다. 훼손된 구간에는 자생종을 식재해 복원했고, 숲길 하부에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도 확보했다.


하늘숲길은 남산 생태 환경 복원을 위한 여러 배려도 갖추고 있다. 남산 의 우량 소나무 씨앗을 모아 서울식물원에서 묘목으로 키운 뒤 남산과 인점산 3개 자치구(종로구·중구·용산구)와 함께 식재하는가 하면, 모든 안내판은 이미 쓰러진 남산 소나무를 재활용해 제작했다. 또 남산에 서식하는 곤충들이 번식할 공간인 '곤충호텔'도 곳곳에 설치했다.


남산에 서식하는 곤충들의 번식을 위한 '곤충호텔'ⓒ데일리안 김인희 기자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이곳은 지네·거미 등 곤충이 서식할 수 있도록 땅속에 구멍을 내고, 쓰러진 나무를 그대로 둬 생태 다양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곤충의 둥지와 새들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 숲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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