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독재자들과 싸워 피·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
이 전 장관 "대통령 만류했을 뿐"…변호인들 언급하면서 목 메이기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경찰 및 소방에 특정 언론사를 단전·단수하도록 지시를 내린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최후변론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류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고 변호인들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참기도 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위증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장관으로서 지난 2024년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사실상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경찰청과 소방청에 단전·단수를 하도록 지시하는 등 언론의 자유와 국민 생명·안전권을 침해하는 '국헌 문란 행위'를 벌이고, 이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는데 특검팀은 해당 증언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하고 이 전 장관에게 위증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윤제 특검보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지난해 9월 쿠데타로 국가를 전복하려 한 혐의를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징역 27년3개월을 선고한 점을 언급하며 "본 사건은 국민이 독재자들과 싸워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지적했다.
이 특검보는 "피고인(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지시 문건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계엄의 밤에 피고인이 대접견실에서 꺼내보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11분간 상의했던 문건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피고인의 거짓과 증거 인멸, 위증으로 인해 후대에 교훈이 될 12·3 비상계엄의 진실이 왜곡되고 국민은 계엄의 진상을 알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은 경제발전 등을 거듭하며 양형을 강화했다"며 "피고인을 엄히 처벌함으로써 공직자의 의무를 상기시키고 대한민국에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중 특검의 구형량이 나온 것은 한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다.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반면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이날 최후변론에서도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의혹과 관련한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과연 피고인이 내란에 동조하고 과연 무엇을 기여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2024년 12월3일 대통령실에 호출된 어느 국무위원도 당시의 상황이 추후 내란죄나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이후 언론을 통해서 접하게 될 때까지는, 당시에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는 아무런 전후 사정도 모르고 있던 내가 사전 모의나 공모도 한 적도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그것도 즉석에서 즉흥적으로 어떻게 내란에 가담하고 중요 임무 역할을 맡았다는 것인지, 그 점을 이유로 이 법정에 서게 된 지금의 상황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다른 국무위원들이 그랬듯이 나 또한 비상계엄 선포라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듣고 놀랍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그렇듯 국민들 또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만류했을 뿐 계엄 선포 이후 이루어질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도 할 여유도 없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 도중 자신을 위해 변론에 나선 변호인들을 언급하면서 목이 메이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오후 2시를 1심 선고 기일로 지정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