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명 컷오프' 파문 확산…"내정 의심" vs "원칙대로" 팽팽

'부당 컷오프' 주장해온 유동철

정청래 대표 직격…"결자해지"

"경선 불복 아냐…진상 규명이라도"

지도부 침묵…조강특위는 요구 거부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명 컷오프'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진상 규명 요구에도 지도부가 논란 해소에 나서지 않자 컷오프 당사자인 유동철 부산 수영구위원장은 정청래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 하라"고 직격했다. 당은 "원칙대로 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 사태에 대해 "정 대표의 약속 파기, 당원의 선택권 박탈, 민주주의 훼손 사건"이라며 "정 대표는 공정경선의 약속을 저버린 책임에서 더는 피할 수 없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다.

유 위원장은 앞서 문정복 조직강화특위 부위원장이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면접에서 근거 없는 소문을 앞세워 자신을 부당하게 컷오프 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소문은 특정 인물이 유 위원장의 당선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며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이야기였다. 면접에 참석했던 다른 면접자들 역시 처음 듣는 얘기에 코웃음을 쳤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내정자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특정 후보에 대해서는 과거 민주당을 위해 노력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질문으로 시작했다"며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나를 떨어뜨리기 위한 질문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산시당위원장 당원투표 전날인 지난달 30일 조승래 사무총장은 대면 사과를 했고, 정 대표는 유선상으로 유감 표명을 했으나. 진상 규명 등 자신의 요구에 대한 응답은 없었다고 유 위원장은 밝혔다.

특히 정 대표는 통화에서 당직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문제를 덮고 넘어가기 위한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위원장은 "정 대표는 이날 컷오프된 내 심정을 이해한다며, 당대표 특보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자신이 요구한 바가 아니라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유 위원장이 친이재명계라 컷오프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입 인재이자 '기본사회 설계자'로, 친명계로 분류된다. 현재 친명계 원내·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 문 부위원장의 사과 및 사퇴 등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경선 결과를 받아들였다. 조 사무총장이 사과했고 (나는 부산시당위원장에) 당선된 변성완 후보의 손도 잡았는데 경선에 불복하는 거라고 낙인 찍는 건 말이 안 된다. 다만 진상 규명은 해달라. 책임자를 처벌해달라는 거지 경선에 불복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진행했다며 유 위원장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도당위원장 선출은 냉정할 정도로 엄격한 규정에서 진행했다"고 했다. 문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조강특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재심 기능은 없다. 그 문제는 정리돼서 끝났다. 당에서 뭘 더 어찌할 수가 없다"고 했다.

문 부위원장은 자신이 면접에서 언급한 소문에 대해서는 제3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내가 그 얘기를 하는 순간 와전될 수 있고 누군가가 언급될 수 있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떨어진 분의 아픔이 있는 거고 조강특위 위원들이 모진 질문도 했다. 그런데 당으로선 이걸 대응하는 순간 더 복잡해진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는 지난달 27일 부산시당위원장 후보 4명 중 유 위원장 등 2명을 컷오프하고 나머지 2명을 상대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당위원장으로는 지난 1일 2인 경선을 통해 변성완 후보가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