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랠리에도 ‘해외 머니무브’ 움직임…환율 상승 유도
환율, 11월에만 30원 이상 올라…7개월 만에 1450원 돌파
대규모 대미 투자에 시장 불안감…“미국으로 국내 자금 이탈”
“美 투자 증가로 달러화 수요 확대…1400원대 고환율 지속”
환율이 1460원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서학개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5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460원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달러화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원화 약세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21억2705만 달러(한화 약 3조1168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액과 거래건수가 나란히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4000선을 돌파했음에도 ‘해외 머니무브’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환율 상승을 유도한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외환으로 바꿔야 하는 만큼, 외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환율은 이달 들어 30원 넘게 올랐다. 전일(11일)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9원 오른 1463.3원에 마감했다.
이달 5일 장중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규모 매도세에 1450원을 넘어섰는데, 환율이 장중 1450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 4월 11일(1457.2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전반적인 환율 수준을 높이면서 고환율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서학개미의 증가로 원화를 팔고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유도하는 요인들이 시장에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미국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대미 투자 불안 등이 바로 그 요인이다.
특히 대규모 대미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외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과 미국은 한국이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대미 투자를 연간 200억 달러로 제한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는 현금 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 이로 인해 원화 가치에 영향이 불가피하고, 장기적 측면에서 미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는 원화 약세의 장기화 가능성”이라며 “미국으로의 투자 확대 기조가 불변인 만큼 국내 자금이 미국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해 수익을 창출해도 다시 미국에 투자해야 하기에 국내로 송금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 관련 협상이 타결된 점에 주목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대미 투자에 대한 우려로 달러 수요가 컸으나, 불확실성이 완화돼 단기적인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은 미국 셧다운 여파와 맞물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에 기인한 만큼, 아직 뚜렷한 방향성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국의 개입 경계 속 레벨 부담으로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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