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도 ‘일방통행’…뉴진스, 찝찝함 남긴 어도어와의 갈등 봉합 [D:이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1.13 12:01  수정 2025.11.13 12:02

지난해부터 시작된 그룹 뉴진스 멤버들과 어도어 사이의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멤버 해린과 혜인을 시작으로 민지, 하니, 다니엘까지 전원이 어도어로의 복귀 의사를 밝히며 뉴진스는 완전체 활동 재개도 기대해봄직하다. 그러나 복귀를 알리는 과정이, 앞서 갈등의 시작 단계에서 ‘일방통행’이었던 뉴진스의 모습이 재현되는 듯해 찝찝함을 남기고 있다.


ⓒ어도어

지난 12일, 뉴진스 전원은 어도어 복귀 의사를 공식화했다. 먼저 해린과 혜인은 어도어를 통해 “가족들과 함께 심사숙고하고 어도어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복귀를 결정했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소속사와 합의된 정상적인 복귀 절차로 읽혔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약 세 시간 뒤, 나머지 세 멤버 민지, 하니, 다니엘은 어도어의 공식 채널이 아닌 개인의 법무법인을 통해 복귀 의사를 별도로 발표했다. 이들은 “현재 어도어가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입장을 알리게 되었다”며 복귀와 함께 소속사와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어도어 측은 “진의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으로, 이들의 복귀가 소속사와의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일방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듯 보였다.


통상적인 복귀 절차는 소속사와의 협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세 멤버가 이처럼 일방적인 통보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는 법원의 판결과 항소 시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법원은 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즉, 현행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 판결로 인해 멤버들은 법적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소송을 이어갈 경우 활동 재개가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세 멤버가 복귀 의사를 밝힌 시점은 법원 판결에 불복할 경우 항소장 제출 마감 시한(13일 자정)을 불과 하루 앞둔 때였다. 활동 재개라는 현실적인 선택 앞에서, 협의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활동 재개를 위해 복귀는 불가피하나, 이전 분쟁 과정에서 소속사와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주장해왔던 만큼 관계가 여전히 매끄럽지 않아 일방적인 통보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그 과정이 어떻든, 어도어는 분쟁 기간 “멤버들의 복귀를 희망한다”는 일관적인 입장을 유지해왔고, 뉴진스를 위한 프로듀싱 팀을 준비해왔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세 멤버의 복귀 의사를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협의를 마치면 뉴진스의 완전체 활동은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전체 활동 재개를 앞두고 뉴진스를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뉴진스는 작년 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선언’했을 당시에도 대중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런 와중에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복귀하게 되면서도 또다시 ‘협의 없는 통보’라는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자, 대중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뉴진스의 ‘활동 의지’와 ‘태도’에 대한 찝찝함이 남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계약 해지 선언과 법적 다툼, 그리고 복귀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뉴진스의 대중적 ‘비호감도’가 이미 높아졌다는 점은 향후 활동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와 팀, 그리고 멤버들 사이에서 이미 신뢰의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 케이팝 관계자는 “뉴진스의 입장에선 가장 현실적인 결정”이라며 “아쉬운 점은 돌아오면서까지 케이팝 산업의 규칙, 즉 시스템을 벗어나려고 하는 ‘일방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케이팝 시장에서 팀워크와 소속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흥행의 필수 요소”라며 “법적인 분쟁은 일단락됐으나, 감정의 앙금과 신뢰의 문제가 남은 만큼 완전체 뉴진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등 봉합 과정에서 남긴 찝찝함이 뉴진스의 향후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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