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북 시장 활성화 필요하지만…
시장 논리만으론 제작 힘든 현실”
배우 염정아, 고민시 등 스타들의 실감 나는 연기로 완성이 된 듣는 소설 ‘첫여름, 완주’는 그만큼 독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처음부터 시각장애인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듣는 소설’로 기획이 된 만큼, 책의 내용 또한 녹음하기에 ‘용이’했는데 여기에 ‘고퀄리티 연기’까지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오디오북이 된 셈이다.
이를 출간한 출판사 무제의 박정민 대표는 “시각장애인 독자를 우선으로 생각해 공을 들인 것은 맞지만, 동료 배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나라서 가능한 것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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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베테랑 배우들로 구성해 ‘듣는 재미’를 배가하는 노력은 모든 출판사가 할 수 있는 시도는 아니다. 재능 기부 형식으로 제작이 된 만큼, 여느 오디오북과 제작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따지기 어렵지만, 박 대표는 “시간으로 보면, ‘첫 여름, 완주’는 6개월간 작업한 책이다. 보통의 오디오북은 몇 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면, 우리는 아무래도 스케줄 문제도 있고. 기간은 더 길었다”라고 말했다.
들어가는 품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출간된 책이 오디오북으로 제작되는 비율이 10% 미만인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박 대표 또한 “왜 안 만드냐고 물을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출판사의 사정도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해 책 보다 더 우선적인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지만, “다만 낭독 봉사의 경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오디오북 제작을 지원하는 노력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이렇듯 오디오북은 물론, 점자책과 텍스트와 음성을 결합하는 데이지도서,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큰글자 도서 등이 ‘대체 자료’로 마련돼 있지만, 결국에는 ‘비용’이 출판사 입장에서도 가장 큰 장벽이 된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큰글자책이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늘어나는 시니어 독자를 겨냥하는 한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출판 시장의 어려움 속 적극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에는 이러한 대체 자료 제작에는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는 오디오북 시장 자체가 활성화가 돼 있지 않은 면이 있다. 라디오만 하더라도 장거리 운전이 필수인 미국 등에선 시장 규모가 더 크다”이라고 시장의 논리만으로 접근할 수 없는 배경을 언급했는데, 결국 지원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하는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2년 국민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47.5%로 ‘낮다’는 평을 받지만, 장애인 독서율은 26%로 이보다 더욱 부족하다. 독서율 증가 필요성이 언급되는 요즘, 장애인들까지 함께 아우르는 노력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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