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8곳서 거절...'응급실 뺑뺑이' 돌던 고등학생 숨졌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1.19 08:31  수정 2025.11.19 12:10

부산에서 한 고등학생이 응급실을 찾아 전전하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새벽 6시17분 부산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재학생 A군이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시민이 즉시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은 16분 뒤인 오전 6시33분 현장에 도착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도착 당시 A군은 의식이 흐렸지만 호명하면 반응할 정도의 상태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 벌어졌다. 구급대원이 부산 지역 대형 병원 여러 곳에 연락했으나, 병원 4곳은 "소아신경과와 관련한 배후 진료가 어렵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구급대원은 부산소방재난본부 산하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센터는 앞선 4곳을 포함해 8곳의 병원에 다시 연락을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결국 경남 창원 지역 병원까지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한 채 1시간이 지나자 A군은 결국 심정지 상태로 악화됐고, 오전 7시30분쯤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환자가 심정지 상태일 때 근접 병원은 해당 환자를 수용해야만 한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당시 부산에서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경남 지역까지 이송 범위를 넓혔지만 결국 진료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소아과 관련 배후 진료가 병원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아 이송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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