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이 스며든 ‘단짠’의 온기, ‘가을무조림’ [이보은 따라하기]

김훈찬 기자 (81mjjang@dailian.co.kr)

입력 2025.11.28 11:00  수정 2025.11.28 11:00

‘100만 유튜버’ 이보은이 제안하는 간단하지만 맛있는 레시피

<편집자 주>

바람은 더욱 매서워지고 해는 짧아진 11월 하순입니다. 늦가을의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뚝 떨어지고 아침저녁 찬 공기 속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마련이지요. 따끈한 찌개나 국물도 좋지만 밥 위에 포근히 얹어 먹는 조림 반찬 하나만 있어도 집밥의 위로가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델롱TV’의 인기 요리 코너 ‘이보은 따라하기’에서는 지금 같은 계절에 딱 어울리는 제철 무로 만든 ‘가을무조림’을 소개합니다.


ⓒ데일리안

맑고 단단하게 맛이 오른 가을 무를 두툼하게 썰어 짭조름한 양념에 조려낸 ‘가을무조림’은 간단하면서도 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집밥 반찬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껍질을 벗긴 무를 소금에 살짝 절여 숨을 죽인 뒤 간장과 마늘, 생강이 어우러진 조림장에 천천히 조립니다. 건다시마를 함께 넣어 감칠맛을 더하고, 마지막에 꽈리고추와 대파로 은은한 매운맛과 향긋함까지 곁들입니다.


무가 양념을 머금으며 졸아드는 과정은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불 조절만 잘하면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바쁜 날에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효자 반찬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넣는 참기름과 통깨는 조림의 풍미를 완성하는 중요한 포인트. 잘 조려진 무는 속까지 간이 배어 있고 쫀득한 듯 부드러운 식감이 밥과 함께 먹기 좋습니다.


‘이보은의 레시피’를 따라하면 조리법은 단순하지만 맛은 깊습니다. 먼저 무는 1cm 두께로 썰어 십자 모양으로 4등분하고, 소금을 뿌려 약 20분간 절여줍니다. 이렇게 하면 무 특유의 아린 맛이 빠지고 조릴 때 양념이 더 잘 배죠.


조림장은 진간장과 국간장, 설탕, 마늘, 생강을 기본으로 하며, 다시마를 넣고 함께 끓여 감칠맛을 살립니다. 무가 반쯤 익으면 다시마는 건져내고, 꽈리고추와 대파, 참기름을 넣어 윤기 나게 조려냅니다. 마지막에 통깨를 톡톡 뿌려 마무리하면 보기에도 정갈한 밥반찬이 완성됩니다.


개인채널 쿡피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보은 요리연구가는 “가을무는 겨울 초입으로 갈수록 단맛이 올라 더욱 맛있어진다”며 “생으로 먹어도 아삭하고 달큰한 가을무는 조림으로 만들면 그 단맛이 더 깊게 응축돼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고 설명합니다.


무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속을 편안하게 해주며, 소화 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소화 촉진과 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채소입니다. 특히 가을무는 여름철 무보다 훨씬 단단하고 단맛이 강해, 익혔을 때도 무르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남습니다.


이 조림에 들어가는 꽈리고추는 은근한 매콤함으로 느끼함을 잡아주고,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 조림 하나로 온몸에 온기가 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요.


이 요리는 밥반찬은 물론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반찬으로도 훌륭합니다.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무가 자연스레 고기 육즙을 받아 더 깊은 맛을 내기도 하죠. 여기에 보리밥이나 흑미밥처럼 씹는 맛이 있는 밥과 함께 먹으면 그 조화는 더욱 좋아집니다.


무엇보다 재료 준비만 해두면 조리 시간 동안 불 앞에 오래 서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바쁜 날의 반찬으로 제격입니다. 조림이 다 되는 동안 다른 반찬을 준비하거나, 여유 있게 차 한 잔 마시며 기다릴 수도 있으니까요.


늦가을로 접어드는 11월의 저녁, 추위를 막아주는 것은 두꺼운 외투만이 아닙니다. 잘 조려진 무 한 조각이 입 안에서 퍼질 때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단맛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또 하나의 위로입니다.


오늘 저녁, 냉장고 속 가을무 하나로 따뜻하고 진한 가을 밥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 한 접시로도 충분한 정성과 깊은 맛 ‘가을무조림’은 지금이 제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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