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철학개론] 조정훈 "지향점은 카이퍼의 '영역주권'…이기는 DNA 다시 장착해야"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11.30 06:00  수정 2025.11.30 06:00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인터뷰

"'한국 보수는 철학이 없다' 아픈 비판

국가 운영 원리가 여의도 원칙일 수 없어"

"'5대 시중은행'이 돼 '자유로운 공동체' 이뤄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 보수에는 철학이 없다.' 한국 보수정치를 따라붙는 고착화된 인식이다. 20세기 후반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대표적인 '개혁 보수 이론가' 고(故) 박세일 교수 등을 비롯한 사회 비평가들은 정치의 근본적 기준과 원칙 정립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철학은 추상적 담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규범을 제시하며 정치의 본질을 세우는 토대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보수의 사상적 기반이 무엇이며, 그것이 현실 정치에서 어떤 방향과 잣대로 작동하는지를 규명하는 일은 보수가 정체성과 설득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문제 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한국 보수의 대표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존경하는 철학자와 사상을 묻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가치관과 비전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영역주권'(sphere sovereignty)이란 개념을 탄생 시킨 칼빈주의 신학자이자 네덜란드 수상이었던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한국 보수에는 철학이 없다는 오랜 자조를 정면으로 마주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보수가 다시 세워야 할 토대를 아브라함 카이퍼의 이 개념 하나로 간명 하게 규정했다. 조정훈 의원은 각 영역의 자유 보장과 절제된 권력을 보수가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선동적 언어가 아닌 책임과 결과로 평가 받는 정치가 곧 보수 정당의 정체성임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를 기반으로 '자유로운 공동체'를 앞세운 자신만의 정치 철학도 강단 있게 풀어냈다. 기득권을 대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한 복지, 경제적 약자를 위한 부가가치 창출 시스템 구축까지,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였던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를 다시 상기시켰다. 그리고 이제 보수가 국방·경제를 넘어 △복지 △기후 위기 △남북 평화 등 진보 의제에도 답할 수 있어야만, 국민의힘이 당면한 난제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의원은 "우리가 조금 더 새로운 의제를 또는 진보 의제를 보수적으로 해석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동적 언어가 아닌 조정훈의 언어는 국민들이 듣기 굉장히 쉽고 또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고 '아 쟤는 따라갈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며 "'맡기면 안정된다' 그런 안정감을 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일문일답.

'한국 보수에는 철학이 없다'는 고착화된 인식에 동의하는가

"보수에는 철학이 없다. 아프다. 진짜 아픈 비판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능력 없다는 비판이 아플까 철학이 없다는 비판이 아플까. 나는 진정한 보수 그리고 진정한 진보, 대한민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교과서적 의미에서 진보 정당을 잘 생각해보면 우리 국민의힘 슬로건이기도 한 자유라는 가치는 진보 정당의 가치가 될 수 있다. 미국의 민주당은 자유, 공화당은 공화주의 질서를 고민한다. 한국에서는 왜 자꾸 보수에는 철학이 없다는 지에 대한 솔직한 고백은 우리 보수가 기득권 만을 유지하는 지금 아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려는 모습들이 국민들 보기에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수 정치에는 철학이 없으면 우왕좌왕한다.


그리고 큰 틀에서 보수와 진보는 두 가지 차이가 있다. 하나는 목적지의 차이다. 진보 정치는 달 나라를 가리키면서 달 나라로 가자고 한다. 맞다. 가진 못한다. 보수는 조금 더 현실적인 목적지를 가리킨다. 또 보수가 말하는 것은 인간에게 인간은 절대로 불완전한 존재다, 그리고 권력은 반드시 견제되어야 한다, 평등이 중요하지만 기계적인 평등이 아니라 자유로운 공동체다, 그 자유는 각자의 모자이크처럼 각자의 색깔과 독특함과 요새 말로 하면 캐릭터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진보가 외치는 것은 달걀 한 판에 달걀들처럼 모든 국민을 똑같게 만드는 그런 기계적 평등 주장들이다.


두 번째는 방식의 차이다. 진보 정치, 좌파 정치는 굉장히 선동적이다. 그리고 그 선동적 정치지만 책임 정치라고는 할 수 없다 생각한다. 국민의힘의 보수정치는 운영의 질서와 능력 그리고 결과와 책임을 강조하는 정치다. 뱉은 말에 대해서 무겁게 생각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이 실력이 없다는 것은 정말 뼈 아픈 말이지 않느냐. 보수정치를 철학도 없다고 느끼는 국민 앞에서 우리는 굉장히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행보와 가치관 형성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상가로 '아브라함 카이퍼'를 지목했다. 선정 배경이 듣고 싶다.

"'반(反)혁명 국가학' 아브라함 카이퍼가 창당한 당 이름이 반혁명이고 정강 정책을 국가학이라 썼다. 우리 국민의힘 홈페이지 보면 정강 정책이 있지 않느냐. 이것을 책으로 낸 것이다. 책이 굉장히 어려운데 그게 말하는 것을 한 줄 요약하자면 '영역 주권'이다. 사회 운영의 각 영역은 자기만의 고유한 영역에 운영 방식이 있단 것이다. 교육은 교육의 운영 방식이, 노동은 노동의 운영 방식, 과학은 과학의 운영 방식이 있기 때문에 정치가 또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각 영역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또는 영역과 영역이 충돌 될 때 조율하는 역할에 머물러야지, 모든 영역의 숟가락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각 영역에 맡겨라. 내버려 둬라'라는 것인데, 그게 맞다고 본다. 진보 정치, 좌파 정치는 한 마디로 하면 국가주의다. 쓰레기 줍는 거 하나부터 통일까지 세계 평화까지 다 국가가 중심이 돼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보수 정치 지금 카이퍼가 얘기하는 '반혁명 국가학'은 각 영역 자유를 어떻게 하면 보장할 수 있을까다. 그리고 충돌할 때만 개입하는 것인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타협과 협상이다. 그래도 안되면 법을 만들어 강제하는 것이고 진짜 마지막은 군대와 경찰이다. 그래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이렇게 다를 수가 없다 생각한다. 문제가 터졌다? 그러면 진보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인들은 '국가가 뭐했냐' 이렇게 나온다. 그런데 카이퍼의 보수 정치 영역 주권을 고민한 사람들은 '왜 저 영역에서 운영 원리가 깨졌을까, 국가가 너무 개입한 건 아닐까,두 영역이 충돌하는데 어떻게 조율을 할까, 과연 국가가 개입하는 게 맞는 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민주당이 지금 거침없이 예산을 늘리면서 하는 주장이 '국가의 역할이 있는데 어떻게 하겠나'라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냐' 이 주장인데, 경제 영역도 그렇다. 국가 운영원리가 여의도의 원칙일 수 없다. 법을 이렇게 만들고 저렇게 만들고에 따라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게 나이브한 것을 떠나 무식함이다. 이제는 세계 10대, 7대 선진국에 문턱을 갓 넘은 우리 경제이기 때문에 시장 질서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보수주의 작은 정부를 지향하지 않지 않는다. 각 영역이 자율성을 갖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절제하는. 국가 권력을 그야말로 없애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권력의 행사를 매우 절제하면서 해야 된다.


과연 우리가 시장에 개입하는 게 맞을까. 예를 들어 새벽 배송도 국가가 해라 하지마라 하는 게 맞는 가, 새벽 배송이 처음 생겼을 때 국가가 새벽에 배송하라고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 누가 강요한 게 아니지 않느냐. 조금 더 옛날로 가면 '타다' 사태가 있었다. 이것도 국가가 만든 게 아니지 않느냐. 시장에서 만들었고 수요가 있었다. 여성 중심으로 굉장히 많이. 그걸 왜 못하게 했어야 할까. 아주 극단적으로 일반 택시를 운영하는 분들이 격하게 반대했다.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까지 하니 법을 만들자 이렇게 까지 왔다. 그러니 소위 교통 영역에서 사고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만약 정말 자유 우파 보수 정치를 입각했으면,그 영역 내에서 어떻게 해서든, 택시와 타다 혁신을 하는 분들이 조율을 할 수 있게 만들었어야 된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타다 없는 세상이 됐으니 더 좋아졌는가. 그리고 민주당이 법을 만들어서 새벽 배송을 금지 시키면 노동자의 삶이 좋아진다 말할 수 있겠는가. 시장의 운영 원리를 유지하되, 우리 보수가 여기 책임을 져야 한다면 새벽 배송이 쉬운 게 아니니, 어려운 것 인정한다. 그럼 어떻게 시스템을, 새벽 배송하는 분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지, 새벽배송을 하는 분들은 단가가 높으니 하는 것인데 그 시장원리에 있어서 누군가 이 임금을 억누르고, 담합을 하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막아야 한다. 그래서 카이퍼 영역주권은 우리 보수정치가 권력과 정부를 바라보는 데 있어 굉장히 좋은 사상이라 생각한다.


또 '노예의 길'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있다. '천국을 약속한 모든 좌파 정치인은 지옥을 만든다.' 공산주의가 그랬다. (슬로건은) 얼마나 멋진가. 능력대로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자. 좋다. 그런 세상을 살아보고 싶은데, 결론은 이미 났다. 아무리 선한 국가주의도 결국 국민을 노예로 만든다. 그래서 진보 진영이 권력을 갖고 있는 그 위험성과 한계성을 굉장히 쉽게 한 줄 요약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정훈의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이들의 지침이 우리 보수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 보수정당에게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번째는 겸손함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런 표현을 쓰기 싫지만 국민들이 '권력자'라고 하지 않느냐. 법을 만들 수 있고 배지를 달고 다니고. 민주당은 권력자가 뻗댈 수 있는 철학 구조다. 왜냐하면 모든게 다 국가의 영향이기 때문이다. 시혜적 권력, 나눠 주고 베푸는 권력자로서 뻗대도 된다. 너네는 된다는 그런 인식이 있다. 그런데 우리 보수 정당은 권력을 절제하고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그래서 일반 국민보다 팔 한 꿈치도 더 앞으로 나가면 안된다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고민해야 하기에 굳이 표현 하면 딱 반발 자국 앞서 나가는 정치를 해야지, 나를 따르는라 정치는 보수 정당 답지 않은 멘탈이다.


두 번째는 선동의 언어가 아닌 운영의 능력에 있다. 문재인 정부의 몰락은 우리에게 정답을 보여줬다. 그들의 가장 큰 한계다. 멋진 구호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그들만큼 멋진 구호를 못 만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선동의 정치가 DNA가 아니기 때문에 자극적인 언어가 없지만, 세상을 운영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진보 정치는 달을 가르키면서 사람을 흥분 시키지만, 보수는 어쩌면 건강한 미숫가루와도 같다. 같이 섞일 수 있는 것이다. 진보정치는 가끔 먹는 자극적인 마라탕이고 보수정치는 항상 곁에 두는 기본 값을 갖고 있다. 국민들이 보수에게 권력을 맡기면 편하고 안전하고 마음이 놓이는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보수 정치 답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보수 정당에게 권력을 맡기면 보수가 집권했으니 안전하겠지, 시장이 자율적으로 잘 움직여나가겠지라는 마음이 들어야 한다. 진보정치는 '불안 불안 하지만 개혁을 세게 하겠지. 하지만 쟤네들이 뒷감당 잘 할 수 있을까?' 한다. 두 가지 선택이 앞으로 우리 정치에 있어 좀 더 명백해졌으면 좋겠다.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은 자꾸 양당모두 (모든 요소를) 만물상처럼 다 수집하는 것 같다.


목적지로서 나는 '자유로운 공동체'라는 표현을 참 좋아한다. 내가 어떤 법안이 민주당에서 제안됐을 때 또는 내가 법안을 만들때 '이거는 좋아, 이거는 반대해야지' 하는 기준이 당에서 내려온 지령일 수 없다고 본다. 독립적 헌법기관으로서 특히 우리가 입법을 할 때도 무슨 기준으로 입법하느냐라고 했을 때 나는 자유로운 공동체라고 말한다. 지금 나는 국회 상임위 중 교육위원회에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으로 간다. 국가가 모든 걸 다 지시하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하게 해주자. 그래서 나는 자사고와 특목고, 마이스터고를 적극 지지한다. 민주당의 문제의식에 폐지해야 하는 주장 중 이 부분은 동의한다. '너무 있는 집안 아이들만 가는거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선 물론 안된다. 마이스터고, 자사고, 특목고가 엘리트 고등학교가 될 수는 없다. 탤런트, 재능이 있는 애들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가는데 있어 경제적인 부담이 있다면 그건 해소해주자.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사고와 특목고를 다 없애고 똑같이 공부하라는 것은 자유로운 공동체가 아니기에 내가 격하게 반대한다.


두 번째는 나의 언어다. 전날도 20~30명 되는 분들과 식사를 했는데 '조정훈의 언어는 핵사이다는 아니다. 다만 듣고 있으면 시원하고 답이 있다'는 말을 했다. 감사했다. 막말과 사이다 발언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차이가 무엇일까. 나는 정치를 했을 때 첫 캐치프레이즈가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였다. 그것을 아직도 믿는다. 자유로운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오른쪽과 왼쪽 다 거침없이 갖다 쓰고 싶다. 그래서 보수정당에서는 복지를 더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답이 더 적극적으로 나와야 한다. 남북평화를 위한 대책도 말이다. 결국 남북 평화 통일도 보수 정당이 시킬 것이란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 담론들이 더 나와야 된다. 선동적 언어가 아닌 조정훈의 언어는 국민들이 듣기 굉장히 쉽고 또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고, '아 쟤는 따라갈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


우리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에서 진 이유는 후보 경쟁력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보다 백 번 양보해도 못 해서 진 건 아니었다. 41%는 무엇의 최대치였냐. '이재명은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의 전략 최대치가 41%였다. 부족한 10% 어디서 메꿨어야 하는가. '그래 너네 보수정당 다시 한 번 기회 주면 이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 건데, 그리고 내 삶은 어떻게 좋아지는데'라는 질문에 우리는 구체적인 답이 없었다. 민주당은 '현금 25만원 줄게. 나라 재정은 모르겠지만 일단 줄게'. 통장에 찍히기에 더 이상 해석이 필요 없는 것이다.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되나 안 되나라는 생각보다는. 그게 좌파 포퓰리즘이다.


그런데 우리 우파는 재정건전성 이런 모호한 표현에 머물렀다. 그래서 각 정치인은 자기만의 상징자본이란게 있다. 이름 대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 말이다. 내 정치적 이미지는 합리적인것보다도 '쟤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자신이 알고 있구나. 국민들이 조정훈을 키우면 믿고 맡길 만한 국가 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 비판 만하는 게 아니라 그래도 답과 대안이 있으니까 거품을 물고 싸우는구나. 선동의 수단으로서 정치가 아니라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구나. '맡기면 안정된다' 그런 안정감을 드리는 정치를 하고 싶다. 그리고 보수정치가 기득권 소위 강남, 영남, 부자 그리고 남자 이런 측만 대변하는 정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는 남성인 것을 제외하고 그 클럽에 속하지 않는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 복지가 더 좋아졌다, 촘촘해졌다, 미세먼지가 줄어들었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살게 됐다 등...... 그런데 보수는 실력을 빼면 안되니 그런 이미지들이 많이 훼손된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누가 제일 힘들까. '나' 아닐까.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건 나다. 대기업 회장님, 재벌 2~3세들도 '내가 왜 이 아빠 밑에서 태어나서 고생을 하지' 할 것이다. 정치하면서 항상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오늘 대한민국에서 누가 제일 힘들고 아픈가라는 질문이다. 정치가 B급엔터테인먼트, B급 스포츠 게임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생각이 그것 때문이다. 적지않은 국민들이 정치를 이기고 지는 싸움으로 생각한다. 신나게 두들겨 팼으면 좋겠다. 국회 법사위나 과방위에서 보여지는 코미디 같은 현상들은 조회수를 올린다. 그건 정치를 B급 엔터테인먼트, B급 스포츠로 봐서 그렇다. 정치에 그런 성격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 국한된다면 정치 만이 해야하는 일, 어려운신분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을 제시할 할 사람이 없다. 스포츠선수가 대책을 마련하겠느냐.


사회적 약자는 지금으로서는 경제적 약자가 가장 약자라고 생각한다. 가장 약자는 노동 소득, 근로소득 외에 다른 소득이 쌓여가지 않는 분들이다. 선조들이 젊을 때 몸뚱이를 써서 일하고 나이 들면 모아둔 돈으로 살라 했다. 그런데 그게 안되는 많은 청년들 그리고 4050대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라는 것이 자본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이라면 근로주의라고 불렀을 것이다. 노동주의라고 불렀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본이 부가가치에 가장 핵심 요소라는 점을 인정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적절히 조금씩 자본을 갖고 그 자본을 활용해서 부가 가치를 누리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노동시장 자산의 격차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게 더 무서운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해결해 보고 싶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늘날 한국 보수가 직면한 현실과 한계에 대해 평가해 달라

"정치는 결과의 책임이다. 아무리 멋진 말과 아웃룩이어도 그게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두 번 세 번 들으면 공허해진다. 특히 보수정치가 그렇다. 보수정치는 선전 선동에 능하다기 보다는, 국가 운영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집단 이런 이미지가 아직 있다. 국가 문제 해결에 중심에 서 있던 사람들은 보수 정치인이라는 국민적 인식이 있다. 그런데 그건 허상이 아니라 실제다. 우리가 가장 어려울 때 해방 이후 산업화를 통한 빈곤 탈출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었고,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니 당연히 터진 민주화, 그 민주화의 새벽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었다. 이 두 사람 사진 모두 국민의힘 내부에 액자로 걸려있다. 대한민국 주류로서 대한민국 시대 문제들 70, 80, 90년대 민주화의 문제를 가장 먼저 앞서서 풀어낸 지도자와 그 세력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우리 보수 정당의 개헌으로 민주주의가 살짝 흔들렸단 말도 인정된다. 그것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는 지금 민주주의의 성숙이란 것도 필요하다.


그 다음 담론이 무엇일까. 압도적으로 격차 해소다. 지속가능성 그러니까 소위 그 모든 데다 갖다 붙이는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환경적 지속가능성도 있겠지만 격차로 멀어진 이 사회가 과연 하나가 될 수 있느냐라는 게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각자도생 분위기가 팽배한 이 마당에 지나가는 사람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길가에 앉아있는 홈리스에 대한 동정심보다 각자도생이 팽배해졌다. 이 세상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유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돈이 있으면 살만한 나라다, 돈만 있으면 살기 제일 좋은 나라 대한민국' 이 자조가 아니라, '태어나서 돈이 있든 없든 서울이든 지방이든 살만한 나라다' 그 시대적 과제를 푸는 것도 결국 우리가 보수가 할 것이라고 본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에 주도권을 뺏겼단 평가가 만연하다. '조정훈의 철학'으로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소수야당이다. 그래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작더라도 성과를 내야한다. 작더라도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뭔가 하나는 해야 한다. 그게 투쟁이든, 설득이든, 협상이든 말이다. 예를들어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도 어떻게든 우리가 반대 주장을 피력해서 뭐 하나를 이뤄냈다, 미국과의 관세 문제, 주가, 교육 모든 하다 못해 대장동 국정조사든 야당이 실력 있게 하나하나씩 많은 것을 못하더라도 우리가 주도해서 하나씩 꺾어 부러뜨려야 한다. 정치의 본질은 결과와 책임이기 때문에 특히 보수 정치는 결과, 결과, 결과 그리고 책임이다. 1년 동안 너네 뭐했냐는 질문이 우리에게 가장 아픈 것이다. 열심히 빙빙 돌아다니고, 본청과 의원회관을 1층부터 5층까지 올라다녔는데 뭐했냐는 질문 앞에 우리가 할 말이 없지 않느냐. 무언가를 내줘야 하고 보여줘야 되는데 그게 가장 안타깝다.


두 번째는 끼리 끼리라는 표현 이상으로 실은 지난 총선도 우리가 108석 밖에 못 얻었지만, 득표율을 기준으로 하면 거의 48~49%까지 왔다. 그래서 그걸 절대 의석으로 나눠 버리면 우리는 140 몇 석까지 갔어야 된다. 선거 제도가 소선거구 제도이기 때문이긴 하다. 어떡하겠나. 알고 한 게임인데. 그런데 그만큼 지지층에게 '우리가 소구하고 있느지'에 대한 질문에서 과연 국민의힘은 확장하고 있는가? 그건 우리가 조금 더 새로운 의제를 또는 진보 의제를 보수적으로 해석할 용기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을 봐라. 지금 얄미울 정도로 우클릭하고 있지 않느냐. 이 대통령은 야금야금 우클릭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 용기의 반이라도 있는가. 저건 다 진보 것이라고 하다 보면 우리에게 남는 게 뭐가 있겠나. 국방과 경제 이것만 갖고는 안된다. 우리 청년들 이념 정치 이제 많이 안한다. 그리고 세상이 국방과 경제로 돌아간다 해도 믿지도 않는다. 따라서 우리도 이제 진보의 의제를 보수적으로 재해석할 용기가 필요하다. 보수 정당이 보는 격차 해소에 대한 답이 무엇인가, 보수 정당이 보는 남녀 갈등 해소 방안은 무엇인가, 보수 정당이 보는 청년층 일자리 부족의 답이 무엇인가. 보수 정당이 보는 기후 위기는 무조건 원전이다, 그것도 좀 웃기지 않느냐. 그럼 태양광을 다 버릴 것인가, 다 폐기하는 게 맞는가 그것도 답은 아니다. 그래서 두 가지 작더라도 결과를 내자. 그리고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자 다음은 좀 더 용기를 내서 진보의 의제들을 보수적으로 재해석해 보자. 그래서 그쪽에 있는 분들이 우리 보수의 대안들도 한 번 같이 토론해볼까 정도로 와야 한다. 좋든 나쁘든 우리는 2028년까지 소수 정당이지 않느냐. 그게 어떻게 바뀌겠나.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 대통령이 5년도 임기를 못채울 것이라 하지만, 우리가 힘을 길러서 자강을 해야 기회도 오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보수는 어떤 철학적 자산을 계승·발전시켜야 하는가

"이재명 정부가 우리에게 준 하나의 도움은 많은 국민들이 좌파 정부 또는 진보 정치의 지향점에 대해 선명하게 알게 됐다. '얘네들은 어디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려고 하는 구나'다.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그런 선명함은 상대방 진영에게도 더 많은 공간을 열어준다. 서로 모호하면 애매하다. 옛날에 그랬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거기서 거기고, 너는 호남 사람이니 민주당, 너는 영남 사람이니 국민의힘이었다. 만나보면 똑같지 않느냐. 그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덕분에. 이제는 우리가 공간이 열렸기 때문에 대한민국 보수정치는 과연 무엇인가, 목적지로서는 자유로운 공동체이고 그리고 방식으로서는 질서 있는 운영과 그 원칙들이다. 민주당이 선동 원칙으로 정치를 한다면 우리는 실력이란 표현은 교만하니 '운영'을 하겠다. 우리에게 맡기면 우리는 반드시 여러분이 돈을 맡길 때 5대 시중은행이 돼서, 이자를 많이 주겠다는 하지만 언제 부도 될 지 모르는 곳이 아닌, 이자는 좀 낮지만 돈을 맡기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곳이 돼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저기다 돈을 맡기면 다 날릴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맡기면 솔직히 이자율은 이렇지만, 반드시 여러분의 돈을 지켜준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제 국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2028년까지 다시 이기는 보수가 돼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자기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지는 게 습관이 된 정치인과 정당은 바로 버린다. 1997년 이후 대선 7번, 총선 8번 총 15번을 치렀는데 우리가 7승 8패가 됐다. 승률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빨리 다시 이기는 보수를 만들어야 한다. 지는 게 습관이 되면 안된다. 이기는 보수 DNA를 다시 장착해야 한다. 그래서 정당 개혁, 이기는 보수로서의 근육을 다시 살려야 한다. 지금은 그것들을 할 시간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고, 지방선거에서 못하면 더 절박한 마음으로 이것들을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가 워낙 빠르다. 환호와 혐오의 그 트렌지션(전환)이 너무 빠르다. 우리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60%지만 고꾸라지는 것은 반나절도 안걸릴 수 있다. 지지율 높다 까불다가 밤 사이 꺾인다. 조심, 조심, 우리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1차 시험대인 비상계엄 사태 1년이 되는 12월 3일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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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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