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KIA에서 부리고’ 골든글러브 소속팀 촌극 또 벌어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2.09 09:11  수정 2025.12.09 09:12

골든글러브 수상자 현 소속팀으로 명기해 발표

타 리그 이적 선수는 전 소속팀, 뚜렷하지 않은 기준

지난해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된 최형우. ⓒ 뉴시스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최형우(42)가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오후 5시 40분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각 포지션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선정하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미 수상이 점쳐지는 몇몇 선수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베테랑 최형우도 포함된다.


최형우는 올 시즌 133경기에 나서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이라는 걸출한 성적을 남겼다. 지명타자 부문서 최형우와 견줄 선수가 없기 때문에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만약 최형우가 시상 무대에 오르면 개인 통산 8번째 수상이며 자신이 보유한 최고령 수상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우게 된다. 최형우는 지난해 '40세 11개월 27일'로 골든글러브를 품은 바 있다.


그러면서 다시 언급되는 게 있으니 바로 수상자의 소속팀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내내 KIA 유니폼을 입고 뛰었기 때문에 수상 시 KIA로 표기되는 게 맞아 보인다. 하지만 KBO는 ‘현 소속팀’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KIA가 아닌 삼성 소속이 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역사는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한대화와 김광림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전 각각 LG와 쌍방울로 트레이드됐고, 해당 시즌 출전도 하지 않은 팀 소속으로 상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에는 FA로 이적한 선수들에게서 이와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났다. 2004년 박진만(현대→삼성)이 시작이며 최형우 또한 2016년 삼성이 아닌 KIA 소속으로 표기됐다.


이미 한화를 떠난 폰세의 소속팀은 한화로 표기된다. ⓒ 뉴시스

더 황당한 경우는 타 리그 이적 선수들이다.


2004년 현대의 외국인 타자 브룸바는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이적했다. KBO의 룰대로라면 현 소속팀인 오릭스로 명기되어야 하는 게 맞지만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수상했다. 이는 2016년 메이저리그 밀워키로 떠난 에릭 테임즈(당시 NC 소속)를 통해 또 한 번 촌극이 벌어졌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KIA에서 재주를 부렸던 최형우는 삼성 소속으로 상을 받게 되며, 투수 부문 수상자로 유력한 폰세는 이동 없이 한화로 표기된다. 소속팀 관련 실제 활동 구단을 기준으로 과거 기록까지 재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