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독일 ZF ADAS 사업 인수…삼성 전장 전략 '대형 베팅'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2.23 17:00  수정 2025.12.23 17:00

15억 유로 투자로 ADAS 시장 본격 진출

SDV·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경쟁력 확보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개념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HARMAN International)을 통해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 Friedrichshafen AG)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AI·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는 자동차 산업 흐름 속에서, 고성장 ADAS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3일 하만이 ZF의 ADAS 사업을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8년 만에 단행하는 전장 분야 대형 인수로, 하만이 업계 1위 ADAS 사업을 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공조(독일 플랙트그룹), 전장(ZF ADAS 사업), 오디오(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미국 젤스) 등 다수의 인수를 성사시키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ADAS 1위 사업 품으며 기술·사업 기반 확보

ZF는 1915년 설립된 독일의 대표적인 글로벌 전장 기업으로, 변속기·섀시·전기차 구동부품부터 ADAS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만이 인수하는 ZF의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 1위 입지를 구축해 왔다.


해당 사업은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ADAS 기술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ADAS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전방 카메라, ADAS 컨트롤러 등 차량 주행 보조의 핵심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게 됐다.


독일 ZF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제품군 이미지ⓒ삼성전자
디지털 콕핏과 ADAS 결합… SDV 시장 대응력 강화


하만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고성장 ADAS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한편,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시장 대응 역량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산업은 IT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며 디지털 콕핏과 ADAS 기능이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하만은 자사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함으로써, 이러한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는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과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개발 기간 단축 및 고객 경험 개선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과 편의성 수요 확대에 힘입어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5년 189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 크리스천 소봇카 사장은 "이번 인수로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기술 전환기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만의 전장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ZF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CEO도 "하만은 ADAS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ZF의 ADAS 사업은 하만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종합 전장기업 도약… 삼성 생태계와 시너지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1위 사업자다. 여기에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사업을 더하며,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TV·가전에서 축적한 IT 경쟁력과 하만의 전장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AI 기반 초연결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하만은 삼성전자 인수 당시인 2017년 매출 7조1000억원에서 2024년 14조3000억원으로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도 10%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장 부문에서는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프리미엄 카오디오 분야에서도 JBL, 하만카돈, 마크 레빈슨, 뱅앤올룹슨 등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인수하며 오디오 사업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시너지를 통해 2030년 매출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등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번 ZF ADAS 사업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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