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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 환자의 생존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퇴원 이후 삶의 질은 오히려 악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응급 이송과 치료 성과가 개선되는 사이 생존자의 상당수가 장애를 안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어서다.
2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중증손상 및 다수사상조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증외상 환자는 8170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4467명으로 치명률은 54.7%였다. 2016년 60.5%와 비교하면 낮아진 수치다.
생존자 3703명 중 74.9%는 퇴원 시 장애가 발생했다. 장애율은 2016년 62.8%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생존자 중 중증장애 비율도 30.8%로 2016년 29.3%보다 높아졌다.
발생 원인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확인됐다. 운수사고 비중은 2016년 59.6%에서 2024년 47.8%로 감소했다. 추락·미끄러짐은 같은 기간 33.5%에서 44.5%로 늘었다. 중증외상이 교통사고 중심에서 일상생활 사고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사고 장소도 달라졌다. 도로 및 도로 외 교통지역에서 발생한 비중은 47.4%로 낮아진 반면 집·주거시설은 26.5%까지 확대됐다. 중증외상이 생활 공간 전반으로 스며드는 양상이다. 손상 부위는 두부 41.6% 흉부 33.4% 하지 13.5% 순으로 나타났다.
치료 체계 측면에서는 권역외상센터 이송 비율이 크게 늘었다. 2016년 15.0%였던 이송 비율은 2024년 46.9%까지 올라갔다. 응급 단계 대응과 치료 성과는 분명히 개선됐지만 퇴원 이후 재활과 장기 관리 체계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외상성 중증손상도 부담 요인이다. 2024년 비외상성 중증손상 환자는 1만6715명이다. 원인별로는 중독이 70.7%로 가장 많았다. 의도성별로 보면 자해·자살이 65.6%를 차지했다.
특히 여성의 비외상성 중증손상 가운데 자해·자살 비중은 73.4%로 남성보다 높았다. 10대의 중독에 의한 비외상성 중증손상 비율은 2015년 47.4%에서 2024년 76.9%로 급증했다.
질병청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예방정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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