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좌충우돌
중국은 철저한 패권 국가
셰셰만 해서는 외교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1일 경북 소노캄 경주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중 국빈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벽두 중국을 공식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제서야 제대로 모양새 갖춘 정상회담이니 기대가 크다. 그러나 걱정도 적지 않다. 마음속 걱정을 밖으로 꺼낸 계기는 지난 연말 한·중 외교장관 통화이다. 왕이 중국 외무장관이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한국에 거듭 요구했다 한다.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정상회담에서도 똑같은 주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 좌충우돌
중국은 앞서 12월 중순에는 111억 달러 어치의 미국 무기 대만 수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냈다. 미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까지 담았다. “70여 년 전 미국은 군함을 대만해협에 보내 무력으로 중국 통일을 가로 막았고……. 중국은 이미 70여 년 전 중국이 아니고, 지금 중국과 대만의 실력 비중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
중국은 지난 연말 실탄까지 쏴 가면서 육해공군 합동으로 대만봉쇄 훈련을 했다. 중국의 대규모 대만봉쇄 훈련은 지난 2년 동안 4차례나 되는데, 이번에는 종합 통제권 탈취까지 포함된 공세적 ‘봉쇄’훈련이었다. 대만은 중국의 영토며, 머지않아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엄포가 엄포만이 아님을 보여준 훈련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발진한 함재기가 일본 자위대 F-15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준했다. 전투기에 대한 레이더 조준은 사실상 전투 행위로 간주된다. 당시 중국 함재기는 오키나와섬 동쪽의 일본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상태였다. 중국 함재기가 항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것은 처음이며, 중국이 항공식별구역 해역에서 훈련하는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중국은 겉으로는 “핵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지난 5년 동안 암암리에 핵 역량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쓰촨성 핑퉁 부근 핵탄두 생산 단지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뤄부포호 핵실험장은 최근 대대적인 시설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예방적 핵공격 즉 선제 타격 준비를 본격화한 데 주목한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의 핵탄두가 4~5년 내 현재의 2배 가까운 1,000기를 넘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철저한 패권 국가
중국은 철저한 패권 국가다. 주변국 이익을 침해하고 예사로 국경을 침범하는 제국주의 국가다. 중국 외교 전략에 주변국과 대등한 관계는 없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가 입증한다. 중국의 역대 통일 왕조는 주변국을 철저히 짓밟고 번국으로 얕잡아 보며 철저한 군신관계를 강요했다. 남북이 갈라지면 조금은 태도가 누그러졌지만, 그래도 기본자세는 달라지지 않았다. 3국 시대 위나라 장수 관구검이 고구려를 침공해 도읍인 환도성이 함락되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중국은 일본(센카쿠 열도), 필리핀(스프래틀리 군도) 베트남(스프래틀리 군도, 파라셀 제도) 인도(히말라야, 악사이친) 부탄(도클람) 등 모든 인접국과 영토 또는 영해 분쟁중이다. 백두산을 놓고는 남북한과 불편한 관계다. 노골적 패권국 중국과 국경 맞댄 한국이 독립국 유지하려면 동맹과 외교는 필수적이다. ‘한반도 유사시’ 중국이 군대 보내 우리를 도와주겠나? 유사시 우리를 도와줄 나라들과 더 긴밀히 협력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왜 20세기 후반 프랑스가, 전쟁을 3번이나 치른 독일과 손잡고 EU로 갔겠나?
상호주의 입각해 할 말 해야
외교의 기본원칙은 상호주의다. 상호 평등, 호혜의 원칙이다. 만일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한국에 요구한다면, 상호주의에 입각해 중국도 ‘하나의 대한민국 원칙’에 동의해야 한다. 만일 중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대만의 핵무장에 반대하기를 원한다면,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핵 폐기에 동의해야 한다. 그게 상호주의의 대원칙에 맞지 않겠나? 중국이 미국에 불간섭을 요구한다면 한반도 문제에도 불간섭해야 하지 않겠나?
국제법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현상 유지(status quo)’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에도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남북한 대치 상황이 우리에게 불편해도 우리가 북진 통일을 하는 것이 국제법 위반이듯이, 중국이 대만을 무력 통일하는 것 역시 국제법 위반이다. 사실 70년 전 정전협정으로 휴전선이 고착화된데는 중공군의 개입이 결정적이었다. 말하자면 한반도 분단 상황에 관해 중국은 한국에 빚이 있다. 게다가 미국은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국군도 인도·태평양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셰셰만 해서는 외교가 아니다
중국과 대만 세력 관계만 70년 전과 크게 다른 게 아니다. 남북한의 정세 역시 70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한국이 핵무장을 할 능력이 없어 핵을 못 가진 게 아니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핵을 안 가진 것이다. 중국이 북한만 싸고돌고, 대만 문제에 있어서 중국 입장만 고집한다면 우리도 중국의 입장에 동조할 수는 없다.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북한 비핵화에 동의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점을 중국에 설명하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 건너가 온갖 수모를 다 당했다. 혼밥을 포함해 철저하게 옛날로 치면 변경에서 온 번국(蕃國) 사신 취급이었다. 하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취급받도록 처신했다. 외국어도 안 되고 성격도 소극적이고 순발력도 없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 셰셰만 해서는 외교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격도 적극적이고 순발력도 뛰어나 문재인 대통령 같은 그런 수모는 겪지 않으시리라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언어 감각도 뛰어나 잘 대응하시리라 기대한다. 다만 셰셰만 반복하지 않으시기를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할 말 하시고 돌아오시기를 기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희망을 담아 돌아오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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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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