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마주 앉은 李대통령·시진핑, 관계 회복 속도…北 비핵화 공개 언급 無

데일리안 베이징(중국)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1.06 04:00  수정 2026.01.06 04:00

한중정상회담, 예정보다 30분 초과해 90분 진행

양 정상, 매년 만남 공감대…민생·경제 협력 MOU 14건 체결

李 "한중관계 전면복원 원년"…習 "올바른 편에 서야"

靑 "서해 구조물 문제, 진전 기대…한한령, 점치기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공동취재) ⓒ뉴시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관계 회복과 공동 이익 확대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진행돼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문제와 관련해선 양측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으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중국이 무단으로 설치한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선 건설적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춰 시 주석님과 함께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싶다"고 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 협력의 방향을 단단히 지키며 호혜상생의 취지를 바탕으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를 따라 나아가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베이징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중 관계 전면 복원에 걸맞게 양국 정상이 매년 만남을 이어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양국 외교 안보 당국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대화 채널을 복원하여 양국 간 정치적 신뢰를 튼튼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위 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30분 초과해 90분간 진행된 것에 대해 "오늘 보면서 느꼈던 것은 (양국 정상이) 지난번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개인적인 인간관계, 교감관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성과다. 어떤 이슈를 이야기하더라도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다보니, 길어졌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한령과 관련해선 "양측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 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고,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예컨대, 바둑이나 축구 분야 교류에 대해서 추진하기로 했고, 드라마, 영화 등은 실무 부서 간의 협의 하에 진전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한령 완화 논의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점치기 어렵다"고 했다.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선 "한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를 평화롭고 공영의 바다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연내 '차관급 해상 해양 경제 획정 공식회담' 개최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이 부분(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진전을 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측에 어민 계도 및 단속 강화 등 서해 조업 질서 개선을 당부하였고, 앞으로도 관련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원자력추진잠수함(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위 실장은 "그런 이슈들에 대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중국과) 함께 모색하겠다. 번영과 성장의 기본적 토대인 평화에 양국이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역내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 있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폭넓은 이익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고만 말하며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위 실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 수행 의지를 확인했다"며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이번에 확인한 게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한반도 평화·안정을 논의하는 주제 하에서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며 "더 이상 상세하게 소개하지 못하겠다. 양해해달라"고 했다.


시 주석의 "(한중 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선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시 개입' 발언이 야기한 중일 갈등 국면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등의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 편을 들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위 실장은 "('역사의 올바른 편' 발언은) 중국이 항상 하는 말 중에 하나"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 직후에는 양국 정부 부처·기관 간에 경제·산업·기후·교통 분야 등에서의 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 14건 및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에 대한 서명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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