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일 정상회담
14일 호류지 시찰·동포간담회
李 "한일, 가치·지향 함께한다는 측면 정말 중요해"
다카이치 "착실한 셔틀외교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추진"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두 번째이며 다카이치 내각 출범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 시 개입' 시사 발언과 중국의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재 조치 등으로 일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가, 국빈 방중 직후에 이뤄지는 방일인 만큼, 이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사 문제, 일중 갈등, 한반도 문제, 민생 관련 협력,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13일 나라현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단독·확대 회담, 공동언론발표, 1대 1 환담, 만찬 등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소화한다.
14일에는 양국 정상이 현지의 대표적 문화 유적이자 백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호류지(法隆寺·법륭사)를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호류지는 일본 성덕종(聖徳宗)의 총본산이며, 호류지의 서원 가람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일본 간사이 지역에 사는 재일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한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을 조기에 실현해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를 계속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번 방일 성과에 대해 △셔틀외교를 통한 양국 정상 간 유대 및 신뢰 강화 △양국 실질 협력 관계 강화 △과거사 문제 인도적 차원 협력 강화 △한반도 문제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 관련 협력 등을 꼽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선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등 양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가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위 실장은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등의 수출 통제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개연성도 있다. 수출통제는 한국 역시 무관하지 않으며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일본 방송 NHK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李대통령 "대만 문제, 일중 간 문제…우리가 개입할 문제 아냐"
이 대통령은 13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공개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가치와 지향을 함께한다는 측면이 정말 중요하다"며 "서로 부족한 점들은 보완해 가고,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함께할 공통점으로 무엇이 있는지를 조금 더 많이 찾아보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일중 갈등 속 한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중국만큼 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께서는 어쨌든 대만 문제에 관한 일본 측의 입장에 대해서 매우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표현도 했다"면서도 "그건 중국과 일본 간의 문제이지 우리가 깊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 측면에서 양국 간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소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후쿠시마 등 8개 현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선 "한국 국민의 감정과 신뢰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단기적으로는 (해제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위한 일본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수산물 수입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의제다.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서 향후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회원국은 일본·캐나다·호주 등 12개국이며 한국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납북 일본인 귀국 등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모색하는 것과 관련해선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북미, 북일 회담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일 일한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 요청에 따라 나라에서 개최하게 됐다"며 "셔틀외교를 착실히 실시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13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古都) 나라에서 오랜 세월에 걸친 우리나라와 한반도의 문화적 교류를 돌아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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