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들도 놀랄 LG家 장녀 구연경의 주식투자 이야기 [사건의 재구성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1.16 11:00  수정 2026.01.16 14:39

투자하는 남편과 주식 사는 아내

정보 쥔 남편과 수익 챙긴 아내

반복해서 등장하는 '구연경'이라는 이름의 퍼즐조각

1.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공익과 글로벌 투자를 상징해 온 이 부부는

지금, 법의 심판대에 서 있습니다.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그리고 미공개 정보 이용.


하지만, 이 사건을 단순한 주가 차익 문제로 보기엔

부부라는 두 사람의 위치가 너무 특수합니다.


공적 지위에 접근해 얻은 정보가 사적 이익으로 전이 됐는지,

그 과정이 우연이 아닌 반복 가능한 구조였는지.


이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사건을 개인 비리라는 말로 정리해도 되는지 선뜻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무엇을 묵인해 왔는지,

어디까지 눈을 감았는지를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연경·윤관 부부 주변 수상한 주식 거래 사건의 재구성ⓒ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2. 투자하는 남편, 주식 사는 아내


다시, 그날로 돌아갑니다


장소는 법정.

피고인석에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검찰의 질문은 단순합니다.

알았는가.

전달됐는가.


시간을 조금만 되돌려 봅니다.


메지온.

공시 전날, 주식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남편의 투자 관련 정보가 공개됩니다.


그 직후,

아내의 계좌는 눈에 띄게 불어납니다.


그러나 부부의 대답은 같습니다.


"몰랐다."

"각자의 판단이었다."

"우연이었다."


친구이자 동시에 거대한 자본의 설계자들ⓒ박진희 디자이너

3. 의도된 우연?


메지온만이 아닙니다.

우연은 반복됩니다


고려아연.

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


남편이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자본의 흐름 끝에는

어김없이 아내의 개인 투자가 등장합니다.


검찰은 여기서 다시 묻습니다.

"이것도 우연인가?"


검찰이 들여다보는 건

단 한 번의 거래가 아닙니다.


겹친 시점들,

이어진 관계들,

설명되지 않는 자금의 흐름.


우연이라 보기에 너무 잦고,

독립적인 판단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닮았습니다.


이 의혹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이것은 개인의 일탈인가,

아니면 시스템이 방치해 온 관행인가.


윤관 투자의 마지막 퍼즐은 구연경?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4. 제 주머니 채운 '1% 엘리트'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윤관, 최윤범, 지창배.

세 사람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같은 교실에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이 흐른 뒤,

이들은 다시 같은 투자 흐름 위에서 재회합니다.


벤처투자.

대기업 자금.

사모펀드.


그들은 친구이자,

동시에 거대한 자본의 설계자들입니다.


자금은 혈관처럼 움직입니다.

블루런벤처스(BRV)의 윤관은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고,

고려아연의 최윤범은 5600억원을 원아시아파트너스로 보냅니다.

원아시아의 지창배는 그 자금을 바탕으로 다시 투자를 확장합니다.


그리고 이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또 하나의 이름이 떠오릅니다.


구연경.


혈관처럼 순환하던 자금은

다시 친구의 아내,

구연경의 투자 지점으로 흘러옵니다.


지창배가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한 드라마 제작사.

구연경은 이 회사에 투자하고,

지분 21.32%를 확보한 최대 주주가 됩니다.


비상장 → 대기업 자금 유입 → 합병 → 사모펀드 관리.

자본시장에서는 낯설지 않은

전형적인 '기업 가치 펌핑'의 경로입니다.


여기에 구연경이라는 퍼즐 조각을 하나 끼워 넣는 순간,

흩어져 있던 흐름은 거짓말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연경이 얼마를 벌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질문은 더 이상 주변을 맴돌지 않습니다.

본질을 향합니다.


구연경이 지나는 길목마다

황금알은 늘 미리 놓여 있었는가.



75년생 초·중 삼총사의 수상한 거래ⓒ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5. 정보를 쥔 남편과 수익을 챙긴 아내


같은 질문을 다시 꺼내게 됩니다.

정말 우연이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남은 건

겹침입니다.


부부의 겹침.

친구의 겹침.

정보의 겹침.

자본의 겹침.


그래서 계속 과거를 확인합니다.


그날의 선택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1심 재판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기록을 하나씩 다시 살피며,

사건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의혹이 개인의 일탈인지, 시스템이 방치한 관행인지—선고기일인 2월 10일까지 따라가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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