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임단협 수개월 만에 특별 성과급 추가 요구
현대차·기아 부품 운송노조는 노사협상 타결에 파업 철회
하청노조 합법적 파업 길도 열리면서 현장 혼란 가중될 듯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의 오는 3월 시행을 앞두고 연초부터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의 오는 3월 시행을 앞두고 연초부터 노동계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노조가 성과급을 둘러싼 파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가 하면, 하청·비정규직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적인 쟁의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기반까지 생기면서 기업의 경영 부담과 노사 갈등이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이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차지부는 전날 사측에 특별 성과급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공문에서 "기아는 지난해 최대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며 "전 조합원에 대한 보상으로 특별 성과급을 즉시 지급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만약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이 돌입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313만대를 팔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제 기아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조2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 노조는 지난해 9월 사측과 임금협상 끝에 성과급으로 '기본급 450%+1600만원'을 수령하는 데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만에 추가로 특별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회사의 경영 상황보다는 '제 밥 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약 두 달 앞둔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란봉투법은 손해배상 청구 제한과 함께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영계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법령 해석과 시행 과정에서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경영계의 한 관계자는 "사용자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이 시행되면, 원청 기업은 언제든 하청 노조의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경영 판단과 무관한 사안까지 노사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 현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하청·협력업체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부품운송노동조합은 수년간 운송료가 동결된 점을 근거로 운송료 인상과 유한책임제 도입, 타임오프 비용 보장 등을 요구하며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핵심 부품 물류 배송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총파업 계획을 통보했다가, 유한책임제 도입 합의 후 파업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선하청노조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각각 한화오션과 현대제철 등 원청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조가 원청 회사를 상대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길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한화오션은 교섭 단위 분리가 없었기 때문에 하청 업체 노조가 조정 신청의 주체가 아니다"고 반박한다.
경영계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노사 관계의 힘의 균형을 급격히 노조 쪽으로 기울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실적 둔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업 리스크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 및 투자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와 업종별 기업 등으로 구성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는 이날 노란봉투법의 법률 모호성을 지적하며 산업안전보건법 등 법령상 의무 이행이 곧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며 하청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직접 지배·결정하는지 여부를 판단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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