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정국 피했다…與, 소위 '개혁법안' 처리 미룬 배경은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2.05 00:05  수정 2026.02.05 00:05

5일 대신 12일 본회의서

비쟁점 법안만 처리키로

대미투자특별법과 맞교환

"2월 처리 위해 野 설득"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 원내대표, 한 원내대표,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뉴시스

여야가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사법개혁안 등 이른바 '개혁법안' 처리를 두고 대치하다가 상호 이견이 없는 비쟁점 법안만 우선 처리하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접점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5일 본회의에서 개혁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인데,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동의하면서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후 여야 지도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월 12일 본회의를 열고 여야가 합의해 선정한 법안을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5일 본회의에서 최소 두 건의 개혁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대상에는 3대 사법개혁(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법안과 검찰개혁 법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3차 상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이 법안을 일방 처리할 경우 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맞섰다. 이에 5일 본회의부터 최소 2박 3일간의 필리버스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협상에서 5일 본회의 개최 여부와 상정 법안 목록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오후 회동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필리버스터 정국이 재연될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막판 협상을 통해 국면을 전환했다.


민주당이 5일에 본회의를 열지 않고 12일 본회의에서도 개혁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대미투자특별법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한미 관세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며 한발 물러섰다. 비준동의 필요성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압박해 온 상황에서, 국익 차원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위는 한 달간 활동하며 법안을 심사할 예정으로, 특별법은 늦어도 다음 달 초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내용으로 국민의힘이 특별법 처리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민주당 역시 개혁법안 강행을 보류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개혁법안이 법왜곡죄 하나뿐이라는 점도 민주당이 기존 입장을 조정한 요인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2월 국회에서 개혁법안 처리를 완수하고 3월부터 민생 법안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법왜곡죄만 먼저 처리하는 건 시간 단축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법왜곡죄를 제외한 나머지 사법개혁안 법안인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있으며,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은 5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그에 따라 내용을 조정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자사주 1년 이내 원칙적 소각을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 역시 법사위에 묶여 있다.


민주당은 개혁법안의 2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국민의힘 설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일단 12일은 그렇게(여야 합의된 법안만 처리하기로) 됐다"며 "개혁법안 통과를 위해 국민의힘을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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